가위들고 뛰기 못지않게 마법적인 영화.
특히 음악과, 평범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의 외모, 손짓과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2년 반인가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시작되는
주인공의 불면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the elephant vanishes"에 나오는 주부의
불면증을 베낀 것이 98% 확실하지만,
Sainsbury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간을 멈추고,
쇼핑을 하는 여자들의 아름다움을 스케치 하는 것은 너무 공감이 되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내가 예술가라는 사실이 고마울 정도로 어디서든지 아름다움을 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어 정말 정말 감사한 영화다.
특히 주인공이 좋아하게 되는 샤론, 이던가?
그리 예쁘지는 않지만 나도 모르게 그리고 싶은 외모의 여자만을 잔뜩 스케치해
전시회를 연 곳에 그녀를 초대하는 장면은 우와...........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소름돋지도 않게 로맨틱하고,
절대로 현실적이진 않지만 브릿짓 존슨보단 훨씬 덜 황당하고
무엇보다 전혀 짜증나지가 않는다.
그런데 끝이 왜 그런거야..
키스로 시간을 멈추고 함께 눈내리는 건물 밖에서의 키스라니.
시작에 너무 비교되는 실망스런 끝이어도,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코멘트는 꽤 공감이 되어 괜찮았다.
사랑은, 초 사이 사이에 있는 거라고.
눈을 감았다 뜨면 사라질 수도 있다고.
허무함에 곧 질식할 것 같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