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화씨 9/11을 볼 예정이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이 영화를 보면서, 미국에 대한 시각이 어느정도 바뀌었다.
미국이 이 정도로 곪아터지고 썩어가는 나라였던가.
영화 내용에서도 나오듯이, '의료' 서비스를 민간기업에 넘긴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이러한 부작용은, 최근 한국에서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은 '건강보험 공단' 이라는 공기업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몇몇 큰 질병에 대해 지원을 해주고 있지 않다.
그래서, '암보험','자동차보험' 등 몇몇 특수화된 보험들이 있으며, 이러한 보험들은 민간기업에서 운영되어지고 있고,
(자동차 보험도 국가에서 해야 하는게 맞는건가?... 갑자기 의문이 생기는군..)
이 영화에서 민간에 양도된 보험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의료비용 지불을 회피하는 행태를 잘 보여주듯, 한국에서 또한 점점 이런 양상을 띄고 있는 추세이다.
즉,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에, '공공복지' 를 맡긴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다.
이런 미국의 의료서비스가 정착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대통령으로 '닉슨' 대통령이 나온다.
대충 알기로, '닉슨' 대통령은 그런대로 존경받는 대통령인데, 영화에서 나오듯, 녹취된 그들의 '은밀한' 대화 내용에서는 '닉슨' 의 인간성이 여실히 들어나고 있지 않은가.
사람들이 살아가는건 정말 힘에 겹다.
한국 사람의 경우, 건강보험이야 어차피 의무(?)이니, 매달 꼬박꼬박 돈을 내고 있고, 그나마 보험공단에서 보장해 주지 않는 큰병(암, 희귀병)에 걸릴라치면, 집안 말아먹는건 시간문제이다.
이런 일이 미국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었던 게다.
미국은 그런대로 의료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고 들었던 내게는 정말 의외였다.
물론, 미국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질좋은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다만 의료보험에 못든 5천만명 정도가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인구가 약 3억명 정도이고, 그의 6분지 1인 셈이지.
또한 5천만명이라하면, 한국의 인구와 맞먹는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돈을 내지 않았으니, 혜택을 못받는다.
지극히도 민주주의(?) 적이고, 시장경제적인 생각이다.
틀린말은 아닐테지만, 지독한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간섭하니 '공산주의' 라며 몰아세우고, 자신들을 미화, 합리화 시킨다.
이런 코미디 같은 현실에서, 마이클 무어 감독은 캐나다, 영국, 프랑스, 심지어 쿠바까지 가서 그 나라의 의료 서비스를 분석한다.
어느나라건 '미국 보다는 낫다' 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내 주변에서 들은 얘기로도 '캐나다' 의 의료서비스가 정말 잘 되어 있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
어느 할머님이 한국에서는 내내 이빨 때문에 고생하시다가 캐나다로 이민가신후, 전부 임플란트로 무료로 해주었다는 얘기.
(한국에서는 이빨 치료가 보험외지 아마?)
최근엔 아는 사람의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치료비가 260만원인가 나오더군.
약간좀 많이 들었다 싶지만, 일전에 알던 사람의 아들이 아파서 입원했을때도 200만원정도 나왔던걸 감안하면, 보통 그정도 든다고 봐야할테고,
한국 서민가정을 기준으로 그 정도 금액은 분명 굉장히 부담스러운 지출이다.
이런 비용이 의료복지가 잘된 나라에서는 '공짜' 라는 점이다.
마이클 무어가 의료체계를 비교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돌아다니는 장면에서..
이 사람 미국사람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나라를 치켜세워주고 있는데,
본 다큐멘터리는 어떤 결론을 굳이 내리고 있다고 보긴 힘들지만,
마이클 무어가 수많은 안티가 생기는 이유를 알것도 같다.
하지만,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것은,
무어라 딱히 결론을 내리고 강요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이클 무어의 영화 진행 방식이 좀 '편향적' 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틀린 얘기를 한것도 아니지만, '객관적' 이다 싶은 생각은 들지 않고, 조금은 흥분해서 막 떠벌리는듯한 기분이랄까?
그만큼, 사실적인 자료조사는 좀 부족한듯 해보이고, 마치 '감정에 호소' 하듯 영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다큐멘터리라면, 좀더 냉정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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