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영화들은 남자가 항상 주인공이다. 힘세고 마음도 착하고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연약한 여자를 보호하는... 기타등등 이렇고, 그 옆에 양념으로 나오는 여자는 예쁘지만 사악하고 머리는 좋지만 남을 괴롭히는데 사용하거나 아니면, 아름답거나 혹은 그렇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에선 여성은 연약하다를 강조하며 도움을 받으려 하거나 내지는 위험한 상황에서 자기몸 하나 추스르지 못해 남자 주인공의 짐이 된다. 하다못해 성경에도 하나님은 남자의 형상을 갖추었고 뱀의 유혹을 못이겨 선악과를 따 먹는 것도 여자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도 여자이고 말이다. 근데 말야 툼레이더는 다르다. 주인공은 지성과 미모와 재력과 힘까지 갖춘 정말 혼자서도 완벽 그 자체인 인간형이다. 그 주변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하인이거나 아니면 악당, 그리고 돈과 주인공의 섹시함에 이끌려 이성을 잃은 여성에 못 미치는 하등한 인간들만 등장을 하지. 특히 마지막 부분이 압권이다. 판도라의 상자를 그대로 묻어 두고 가자는 주인공 라라에게 남자는 자기의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세상이야 암흑으로 변하든 말든 자기가 차지하겠다고 마구 우긴다. 라라가 총을 겨누자 같이 총을 겨누면서 `넌 나를 사랑하니까 날 쏘지 못해. 넌 아무리 강해도 사랑앞에 약한 여자니까` 이렇게 답한다. 하지만, 라라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세상을 위해 남자의 심장에 총알을 꽂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