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왕복선이 귀환도중 불시착해 폭발하고 우주선에 붙은 외계생물체가 인간을 숙주삼아 번식을 시작한다. 캐롤(니콜 키드먼)과 드리스콜(다니엘 크레이크)가 외계생물체의 번식기전을 알아냈는데(인간이 잠들었을때 번식을 한다는 사실) 이미 외계인으로 변해버린 전남편이 데리고 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뛰어다니기만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 헐리우드의 신조류가 아닌가 하는데....그렇다면 디 워는 새트렌드를 읽었단 것인가? ^^) 이왕 뛰어다니는 역할이었다면 니콜키드먼보다 조디 포스터를 캐스팅하는 것이 흥행에 도움이 되었을텐데, 하이힐과 몸에 딱 붙는 스키니 정장?을 입고 뛰는 모습에서 외계인에게 잡힐까 두렵다기 보다는 아직도 이런식의 엉성한 장면으로 답답함을 주는 감독이 무서운 사람.
다니엘은 다니엘 나름대로 도망다니며 해결책을 찾고, 니콜도 아들과 재회를 할지 안할지는 영화를 보면 아실테고, 결국 이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 궁금해지지도 않던 차에 갑자기 동에서 번쩍 나타난 우리의 호프, 역시 스포일러니 자제하지만 이 영화의 결말은 진중권씨 말마따나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딱 맞군. 흠 이것도 스포일러라나....
뭐, "인베이젼"에서 외계인의 의미는 과거의 매카시즘과 파시즘보다는 911테러이후의 혼란스러워진 미국내부사회에서의 감시자들인 듯 하다. 그래서 획일화와 마녀사냥보다는 그들은 항상 감시와 감시만 하는 "복제인간"들일 뿐인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복제인간" 경찰들이 "아랍계 인간"들을 집중적으로 끌고가는 장면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개성이 있고 그것을 발휘하는 것은 머리를 물들이고, 살을 꿰뚫는 행위를 통해 "내"가 살아있음을 남에게 보이는 것 이상으로, "나만의 생각"을 말하고 "나의 의견"을 "내입"을 통해 얘기함으로써 "나란 인간이 여기에 있음"을 알려주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기회가 마녀사냥과 전체주의, 파시즘에 의해 차단되고 말살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얼마나 큰 공포스러운 일임을 전작들은 잘 보여줬지만,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지 "거국적"이고 "거시적"인 개념은 사라지고, 아들을 되찾으려는 어머니의 고군분투에 인류는 너무 폭력적이라 종말을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는 "외계인"들의 침공이 더해진 "무서워 보이려는 영화".
목표의식 없이 복제에 열중인 "인베이젼"의 외계생물체보다는 차라리 종족번식이라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어여쁜 금발 처자와 일하시던 "스피시즈"의 외계생물이 훨씬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영화.
복제될까 두려운 도널드 서덜랜드의 눈빛을 보며 나도 함께 떨었던 "신체강탈자의 침입"과 아벨 페라라의 1993년작 "바디 에이리언"에는 조금 못미치는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