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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이] 그러나.. 웃음이 있었다! 피도 눈물도 없이
lchaerim 2002-02-27 오후 2:43:31 1264   [2]
'류승완' 감독이 돌아왔다. 2000년 우리에게 비수 같은 디지털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선보이고 무려 2년 여간을 장편 데뷔작에 힘을 쏟은 그였다. 자신의 디지털 단편 영화 4편을 이어서 만든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아마도 우리나라 영화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사건을 일으켰다.

다름 아닌, '블로우 업' 사건...
영화적 완성도에 있어, 간간히 디지털 촬영 방식을 통해 35mm 필름으로 '블로우 업' 한 경우는 있었지만, 영화 자체 개봉 후,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블로우 업'을 한 다음 재개봉한 영화는 아마도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닐까.. 이처럼 천재 감독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그만의 독특한 영화적 세계를 구축하고 마니아를 형성시켰던 '그' 이기에 이번 영화는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짐작이 가는 바이다.

남들보다, 쌈마이의 맘을 잘 아해(?)하고, 뒷골목 가장 낮은 언저리 부분의 사람들을 잘 표현하여 영화를 만든다는 '류승완' 감독은 그러한 영화적 분위기를 잃지 않기 위해서인지, 자신의 텃밭이 된 디지털 영화계에서 또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킨다. 바로 <다찌마와 Lee>이다. 이 두 작품을 연결시키면,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택시운전을 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왕년의 전문 금고털이, 일명 '가죽잠바' 경선(이혜영 분). 피곤에 지친 몸을 드링크제로 풀고, 담배 한 가치에 한 숨을 돌리지만 유일한 희망인 어린 딸과의 해후를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여자다. 그러나 세상은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아직도 빚을 무기로 그녀를 쫓는 칠성파 일당과 어두운 과거의 기억들. 그러던 어느날 거울처럼 그녀의 삶을 닮은 '수진'과의 만남으로 참고 참았던, 그녀가 드디어 일어선다. 내일의 삶을 위해 오늘 하루만 세상과 싸우기 위해서...

전직 라운드 걸 출신이자 가수 지망생인 수진(전도연 분). 그에 걸맞은 웃음과 눈물을 가진 여자, 일명 '선그라스' 지독한 남자 독불이(정재영 분)와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세상살이는 온통 잿빛 세상뿐이다. 그러나 거울처럼 그녀의 삶을 닮은 '경선'과의 필연적인 만남은 어제의 상처를 감추었던 선글라스를 벗어버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참고 참았던 그녀가, 인생의 대반전을 위해 일어선다. 내일의 삶을 위해 오늘 하루만 세상과 맞서기 위해서.

돈과 힘과 탐욕이 넘쳐대는 그 곳, 투견장. 물고 뜯는 비정한 세계는 투견들의 모습 뿐 만이 아니다. 투견장을 둘러싼 한물간 마초들의 인생이 그렇고 투견장 주위의 돌고 도는 돈과 그 돈을 목표로 기회를 엿보는 할일 없는 양아치들까지 이들 모두 투견장을 맴돌고 있다. 그곳에 '경선'과 '수진'이 나타나면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엉켜 들기 시작한다.

인생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이고, 두번 보면 정들고..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 매일 반복되는 삶이 지속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혹시, 내일은 무슨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우릴 지탱하는 것 같다. 여기 인생에 한번 씩 기스가 난 경선, 수진, 독불이도 어두웠던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픈 맘으로, 희망찬(?) 내일만을 준비한다. 물론, 과거의 전철을 밟으면 도로아미 타불이 되겠지만서두 말이다. 이런 세세한 부분을 새로운 장르적 시도와 함께 우리에게 다가서는 류승완 감독은 그 세심한 부분에 기울인 잔재미로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길다란 영화적 장치는 주인 없는(?) 돈가방이고, 그것을 쟁탈하려는 여러 쌈마이와 주인공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싸움을 벌이지만, 정작 영화적 재미는 기둥 줄거리를 벗어난, 신구 세대를 통터는 조연급 연기자들에게서 볼 수 있게 된다.

작년 한해.. 조폭 영화의 신드롬을 타고, 수많은 개성있는 조연급 연기자들이 영화의 모습을 들어냈고, 이 조연들은 하루살이가 아닌, 이미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중견(?) 연기자들이었다. 지금 이 영화에서는 그런 식상(?)되었던 얼굴들이 아닌,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그러한 배우들을 내세워, 영화의 감칠맛을 더한다. 연륜으로 쌓여진 그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마다, 그 구수함과 천연덕스러움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결국 빛을 못 보는 것은 포스터에 내 건, 주연 배우들이었다. 그렇다고 조연들이 나서서 그 빛을 가렸다고 하면, 큰 실례이고, 영화적 흐름을 받쳐주는 요소들마다.. 그들이 있었고, 그들은 나이에 아랑곳 않는 혼신의 연기를 보인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작은 웃음은 바로 피도 눈물도 없는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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