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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는 하지만, 통쾌하지는 못하다 히어로
lalf85 2007-10-28 오전 11:59:40 1992   [6]

외국드라마 검색순위에서 <히어로즈>가 굉장히 상위권이고, 이 드라마를 즐겨본다. 당연히 <히어로>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드디어 일본 영웅 영화가 나오나?" 했더니.. 음.. 이거 영웅이긴 하지만 내가 원하던 SF물은 아니었다. 그래도 일본 특유의 코미디는 잘 살렸다. 굳이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영화 속에서 웃음 코드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그의 엉뚱한 모습과 그러면서 사건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하는 그의 매력은 영화 속에서 가장 빛이 난다. 만화와 상상 속에 있던 영웅의 이야기가 현실성 없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히어로>를 통해 조금의 대리만족은 할 수 있다. 물론 영화 속에서 단 한 번도 '영웅'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지만, 우리는 '쿠리우' 검사를.. 아니 그 검사팀 모두를 현실 속의 히어로라고 부를 수 있겠다. 상대가 누구이건 간에 붙들어서 끝장을 보는 성격의 '쿠리우' 검사와 그 주변에서 그에 물들어가는 팀들.. 이런 사람들이 진짜 '히어로'라고 불려야 할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홈쇼핑에서 희한한 물건이 나오면 꼭 사 봐서 직성을 푸는 남자 '쿠리우' 검사. 다른 사람과는 달리 검사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과시한다. 그러던 그에게 다소 쉬운 사건이 넘어온다. 피고인이 죄를 인정한 쉬운 사건. 그러나.. 피고인은 자신의 죄의 인정을 거부한다. 게다가 그 피고인의 변호사로는 검사출신의 일본 최고 변호사 '가모우'가 붙는다. 거물급 변호사가 붙은 관계로 사건의 해결은 더욱 힘들어지게 되고.. 알리바이가 있는 피고인 때문에 '쿠리우'는 더욱 골머리를 앓는다. 사건을 좀 더 파헤쳐 보는 그. 피고가 운전했던 차를 찾고.. 조사하고.. 그러다가 한국까지 넘어와서 차를 찾고.. 그랬다가 다시 돌아온다. (이 과정이 꽤 세세하지만,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것만큼 이병헌은 총 합쳐서 1분 나올까 말까다.) 그래도 아직 사건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니기에 변호사와 검사간의 실랑이는 이어지고.. 그러던 '쿠리우' 검사는 결정적인 단서를 알게 되고, 심증만 있었던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 변호사도 말 못하게 할 물증을 찾는데 주력한다..

이미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기무라 타쿠야'와 '마츠 다카코'는 이번에도 찰떡궁합을 선보인다. 검사와 사무관인 그들의 관계가 형식적으로는 굉장히 딱딱해보이고 둘이 티격태격해도, 어떻게 둘의 사이가 더 가까워지고, 친밀해짐을 느낀다. 사무관과 협력적이지 않은 검사의 태도 때문에 둘은 티격태격하지만, 옆에서 보기에 어떻게 보면 사랑싸움으로까지 비춰진다. 그리고 그런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서로가 친한 거 같지만, 무관심한 거 같기도 한 검사들.. 그러나 그런 웃음의 가장 압권은 한국에 넘어와서다. 청국장을 외치는 '쿠리아'의 모습에 푸핫 웃음이 터졌고, 그의 사무관 역시 차의 소재를 알려고 열심히 연습한 거 같지만, "나는 차를 좋아합니다" 라는 어이없는 이야기를 하여 실소를 자아낸다. 카피가 '절대 권력에 맞선 통쾌한 한판 승부'다. '쿠리우' 검사가 피고인이 아르바이트 하는 곳을 드나들면서 관객들이 놓칠 수 있었던 부분에서 모순을 잡아내는데, 이 때 계속 우기는 증인때문에 그 통쾌함이 가라앉는다. 나중에 835명의 휴대폰을 조사하면서 겨우 발견한 카메라 캡쳐로 알리바이가 무너지지만, 꼼짝없이 꼬리 내려야 하는 피고와 증인의 모습을 더 잘 잡아냈을 때, 그 통쾌함을 더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며 유쾌하게 이어오던 이야기를 통쾌함까지 승화시키지 못한 게 아쉬웠다.

"기무라 타쿠야" 시청률의 남자답게 1~5위까지 모두 이 사람 작품이다. 게다가 <히어로>는 그 중에서 시청률 1위인 작품. 주인공도 같다. 그래서 일본에서 6주 연속 했는지 몰라도 일본은 형사물을 좋아하는 거 같다. 애니메이션을 제외하면 <춤추는대수사선2>가 박스오피스 1위인 것이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과연 <히어로>가 성공할지는 미지수.. <춤추는 대수사선>도 영~ 별로였다. 게다가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야 '쿠리우' 검사의 배경을 좀 알지, 이건 바로 사건에 들어가는 엉뚱한 검사 이미지만 풍기면서 주변 검사들, 사무관들과 어울리며 유쾌한 분위기가 흐르지만, 막판에 (속편을 염두해서 그런가?) 통쾌하진 못했다. '히어로'라는 단어만 듣고서는 뭔가 마지막에 선이 악을 물리치는 것을 기대했지만, 이건 한 번 더 결투가 펼쳐질 거라는 것을 암시만 하면서 끝난다. 일개 한 검사가 거대 권력의 뭔가를 파헤쳐보긴 하지만, 마무리가 영 시덥잖은 것이다. 특히 한국 영화시장을 노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병헌의 진짜 짧은 등장과 청국장 운운하며 떠드는 그의 모습이 굉장히 어색하다. 사무관과의 미지근한 멜로도 그렇고.. 역시 드라마를 영화로 압축하려다보니 영화만 접한 관객한테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 무리였는지도 모르겠다. 결정적인 것은 교도소 병원에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 주인공과 어떤 관계인지를 확실히 모르겠다는 것!!

코미디라는 장르가 대표적으로 문화적 차이가 심하다. 그렇지만 <히어로>는 '엉뚱함'이라는 코드를 잡아 웃음을 이끌어낸다. 엉뚱함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웃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기에.. 드라마를 보지 않았어도 주인공들의 매력은 무한히 뿜어져 나오고, 간간히 등장하는 까메오들도 짧지만 강했다. 일본 흥행 역사를 뒤흔들었다고 우리나라까지 뒤흔들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영화 팜플렛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무라 타쿠야'만큼은 매력남으로 인식될 재미있었던 영화였다. 현실적인 영웅. 관객들한테 어떻게 다가갈지.. 또 드라마를 영화화 했을 때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 드라마는 안 봤지만, 영화를 보면 조금 구미가 당길지도 모르겠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nachnine
교도소의 남자는

쿠리우가 도쿄로 돌아오기전에

바닷가에서 비리를 파헤치다 발생한 희생양이죠.

그냥 봐도 알겠던데;   
2007-11-02 09:2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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