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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된 바람 주노명 베이커리
ioseph 2007-10-29 오전 3:06:14 2188   [10]

서로 사랑하고, 결혼을 하고, 알콩달콩 살고, 그러다 무료해지고, 한숨이 자꾸 나오고, 그러다 신선해 보이는 사람을 만나고, 바람도 펴보고, 다시 정신 처리고 바르게 살고, ....

 

도덕 문제로 이 영화를 읽으면 이렇게 읽힌다.

 

비록 잠깐 한 눈 팔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부부의 결혼 관계이고, 그 결혼을 유지하게 만드는 힘은 신혼 때의 그 서로간의 사랑이 아니라, 서로 보듬어주는 배려이다.

 

참 묘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권태기 부부의 잠깐 바람 피는 것은 어쩌면 삶의 활력소가 된다는 꽤나 위험한 발상을 아주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적인 표현력이나 완성도 이런 것을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2000년이 넘어서면서 기혼남녀의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사랑 이야기를 음지에서 양지로 옮겨보자며, 문학도, 미술도, 방송도 너도 나도 하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내 남편의 애인' '내 아내의 애인' 은 어쩌면 당연시 하는 생각들을 너무 쉽게 접한다.

 

이런 문화흐름을 열었는 첫 영화가 아닐까싶다 ^^

 

작가 전경린의 소설 부인내실의 철학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은 수 많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는데, 산업화가 되고 핵가족화가 되면서 가장 기초적인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그 관계 자체가 미흡해지면서 사람들은 끊임 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결혼제도 밖의 관계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느끼고, 이런 현상은 현대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는 식으로.

 

여튼, 영화가 끝나갈 무렵, 주인공 부부가 금혼식 케이크를 만들면서 엉엉 울던 장면이 떠나질 않는다.

왜 저들은 저렇게 우는지, 감독은 도데체 뭘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인지, ....

바람 피다 들켜서 서로에게 너무 미안 해서 우는 것인지,

인간은 원래 이렇게 밖에는 살지 못하는 아주 초라한 존재라는 것에 대한 허무감 때문에 우는 것인지,

교회에서 말하는 회개의 눈물인지 ....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고,

그것이 평생 오직 한 사람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닐 것이고,

또 그 좋아하는 것이 시들해 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고,

이같은 사람이 좋고, 싫고의 문제는 결혼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해 보아야한다는

꽤나 중요한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우긴다.

 

대출금 상환, 보험, 주식, 사교육, 유기농 이런 이야기들만 서로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부들이 함께 차근히 보고 있으면 서로 같은 영화를 보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해 봄직 할 듯하다.

어쩌면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또 부부싸움을 할지도 모르고

 

결혼생활, 어쩌면 정답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삶 자체가 정답이 없는 것 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 없이 들리는 소리,

 

당신을 만나고, 당신과 결혼 한 것은 내 일생일대 최고의 행운이야!

우리 오래 오래 알콩 달콩 잘 살아 봅시다.

내가 이렇게 살려고 결혼했나?

결혼은 미친 짓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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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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