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의 피어스 브로스넌 vs <300>의 제라드 버틀러의 명배우들의 대결 양상으로
주목을 받게 한 더 버터플라이의 시사회가 오늘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300> 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제라드 버틀러의 레오니다스 왕의 연기를
기억하기에 피어스 브로스넌과의 대결구도를 보이는 스릴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고전문학에서 발견한 자연의 보편성 조화 균형 합리성을 더욱 철저히 방법적으로
따르기를 주장하는 신고전주의의 대표적인 영국 시인이었던 알렉산더 포프의 시구
'Who breaks a butterfly upon a wheel' (누가 바퀴위의 나비를 짖이기는가)
에서 제목을 따온 이 영화는 제목에 영화의 내용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바퀴의 상징적인 의미, 그것은 시카고의 광고회사의 중역이자 이제 승진을
앞 두고 있는 닐 랜달(제라드 버틀러)의 삶이다. 그리고 나비는 바로 아내인
애비(마리아 벨로)에게 완벽한 남편이자 사랑스러운 딸을 챙기는 자상한 아버지
인 그의 진정한 모습, 바로 위선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라이언(피어스 브로스넌)에 의해 닐과 애비의 24시간은 악몽처럼
변해 버리는 시점에서 자유롭게 나비를 날개 해주던 바퀴는 잔인하게 나비를
짖이겨 버리기 시작한다. 라이언이 베이비시터에게 맡겨놓은 딸의 목숨을
담보로 게임을 시작하고 잔인한 미션은 하나, 하나 닐의 위선적인 면모를
드러내게 한다. 그 미션은 닐 인생을 전부 파멸로 몰아넣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재력, 두번째는 사회적 지위, 딸의 목숨을 담보로 한 돈을 구해오기,
물건 배달이란 부가적인 미션의 함정에 최후의 미션에서 닐의 가장 완벽한
위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부분의 스포일러는 영화를 보기위한 분들을 위해
남겨놓아야 할 부분이다. 이 부분에 감추어진 이중반전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때문이며 이 영화의 모태가 되어도 좋을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접하기 전에 '스릴러' 라는 단어를 경험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절대로 권하고 싶지 않은 독약임을 미리 말해 놓는다. 곧 개봉을
앞둔 <쏘우 4> 나 <세븐데이즈>,<우리동네> 와 같은 느낌의 스릴러를 기대한
다면 다른 영화로 발길을 돌리길 바란다. 물론 배우들의 격한 감정과 미션완수를
위한 부분에서 스릴러적인 면모를 보여주려고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해
주려 애쓴다. 하지만 스릴러라 보기에는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쥐고 있다는
하나 이외에 무언가 감정의 폭을 조절할만한 아이템이나 인물의 반격, 극도의
대립같은 부분은 너무 빈약한 층을 형성해 버린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을 스크린으로 옮긴 헐리우드 버전같은 느낌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임팩트가
없는 대립은 싱겁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싱겁다는 것이 아니다. 배우들은 나름대로 그 인물의 연기에 최선을 다해 몰입하며
감정이입과 묘사를 보여준다.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구도와 이중반전이란 무기의
틀이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너무나 연약하고 진부한 일상적인 드라마에서 많이
다루는 '불륜' 을 다룬다. 단지 그 강도를 강하게 끌어올렸을 뿐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주위에서 웅성거리며 '피식' 웃음을 짓고 실소
를 머금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엔딩부분도 상당히 빈약하며 영화를 이해시켜줄
만한 부분에 할애한 영상부분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스릴러' 라는 장르와
두 배우의 격돌이라는 부분은 홍보는 너무 화살표가 빗나간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스토리부터 어긋난 영화의 접점...마이크 바커 감독이 스릴러에
대한 영화적 시각이 폭 넓고 풍부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여운을 남긴 아쉬움
가득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