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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과 고통을 어루만지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우리들의 인생의 한편을 비춰낸 드라마! 경의선
lang015 2007-11-06 오후 4:01:40 2067   [4]
 
서울과 신의주 사이를 잇는 철도인 경의선, 경부선과 함께 남북을
 
종단하는 간선철도로 민족의 아픔과 한을 동시에 담고 있는 철도인
 
이곳은 현재 서울역에서 문산역을 지나 임진강역까지 운행되고 있다.
 
남,북한의 아픔을 그렸을 듯한 느낌과 달리 박흥식 감독은 한 남,여
 
의 아픔을 대신 드러내 준다.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가면서 홀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지하철 기관사 만수(김강우)는 그에게 다가온 사랑의 느낌
 
을 제대로 만끽할 새도 없이 처참한 열차 투신 자살 사건으로 커다란
 
아픔으로 얼룩진 참혹한 일을 경험한다. 그는 아픔을 가진 남자다.
 
그리고 독일에 유학을 다녀와서 외로울때 자신을 많이 챙겨져 사랑해
 
버린 유부남의 교수와 비밀스런 불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능력있는
 
대학 시간강사 한나(손태영)는 과거에 불륜의 교수의 아이를 유산한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교수는 언제나 그녀와의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 하며 한나의 사랑에 답을 주질 않는다. 한나는
 
그런 그를 기다리지만 결국 한나의 생일날 약속되었던 둘만의 여행은
 
교수의 아내에게 발각되면서 한나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 놓고 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녀도 사랑에 관한 커다란 아픔을 겪는 여자다.
 
두 남, 여가 경의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영화는 현재만을 조명하지
 
않는다. 먼저 열차에 오르는 만수를 보여주고, 그 뒤에 한나가 열차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에서 잠드는 두 남, 여의 과거는 조금씩
 
천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많이 힘들고, 지쳐보이는 두 사람의 표정과
 
행색의 이유는 그런 과거의 시점에 흘러들어가면서 관객에게 이해와
 
양해를 구하고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 분명 현실속에서도
 
누군가 겪는 아픔과 사건임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박흥식 감독이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준비한 공감대라는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본인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그러한 경우를
 
당한다면 분명 공감할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주는 시간적인 갭이 넉넉하다.
 
성실한 만수의 열차에 뛰어든 여성의 정체를 알고 있는 관객들은 더없이
 
착잡한 심정이 된다. 그것은 만수가 호감을 가지게 된 매일 식사와 잡지를
 
준비해주는 묘령의 여인이 바로 투신 자살한 사람의 정체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만수는 자신의 열차에 뛰어든 사람의 정체는 모르는
 
듯이 보였다. 그렇지만 만수는 고의도 아니고, 자신의 의도도 아니지만
 
열차운행중에 누군가를 죽였다는 사실의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그렇다면
 
한나의 경우를 돌아보자. 그녀의 사랑은 물론 순수하다. 교수를 향하고
 
있다. 그런데 그 교수가 유부남이라는 것에서 큰 문제가 발생한다. 그것은
 
하나의 '불륜' 이라는 범죄가 된다. 그렇게 마음 졸이는 사랑을 하는 그녀는
 
교수에게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다. 답을 해주질 않는 교수에게 유산했었
 
다는 사실조차 이야기하지 못한 그녀는 자신이 가진 사랑의 무게에 답을
 
하지 않는 교수의 방식에 커다란 상처와 아픔을 겪는다. 두 사람이 가진
 
아픔의 무게도 이유도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는 두사람의 인연이 이어지게 만든다. 임진강역에서 차가 끊긴
 
두 사람의 행보는 한 방향으로 이어지고 서로의 얘기를 듣고 마침내 서로
 
를 감싸준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世界)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새는 신(神)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Abrxas)다."
 
-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중에서 -
 
 
만수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을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그가 완성하지
 
못하는 내용을 한나가 읊조리기 시작한다. 이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프락사스는 선과 악을 포함하고 있는 이중적인 신의 모습을 의미한다.
 
만수는 자신이 사람을 죽인 죄책감의 세계를 깨고 나와야 한다.
 
하지만 깨고 나온다고 해서 그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의 삶에
 
죄는 공존한다. 한나는 자신의 '불륜' 에 대한 사랑의 보상이 없음을
 
깨닫고 그 세계에서 나와야 한다. 하지만 그녀가 과거에 '불륜' 의 관계
 
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야기한다. 만수가 혼자서
 
이기지 못하는 아픔을 한나가 혼자서 이기지 못하는 아픔을 같은 아픔을
 
가진 서로의 모습을 어루만지고 쓰다듬어 주며 지탱해주는 것을 말이다.
 
이것이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임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남, 북의 아픔을
 
간직한 경의선이 아픔을 상징하면서도 여전히 계속 운행할수 있다는 느낌과
 
일맥상통하는 듯한 뉘앙스를 느끼게 해준다. 과장되지 않게 만수와 한나를
 
갑작스런 연민과 사랑의 관계로 얽히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위로해주면서
 
감싸 안아주는 그런 아픔의 공유자로 비춘것은 확실히 현실적인 공감대를
 
느끼게 해준다. 1년후에 자신의 위치에서 아픔을 뒤로한채 당당하게 살아가는
 
만수와 한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우리도 그러한 아픔을 뒤로한채 살아가고
 
있기에 더욱 더 공감할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커다란 아픔과
 
그것을 치유하진 못하지만 이겨낼수 있게 지탱해주는 아픔을 쓰다듬고, 용기를
 
실어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과장되지 않고 현실적인
 
느낌의 여운을 남겨주기에 더욱 여운이 깊은 영화로 남는듯 하다. 다소 지루한
 
감이 있지만 이것은 더욱 그들의 삶을 천천히 들여다보며 우리네의 삶과 빗대어
 
생각할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 것을 부정할수는 없을 듯 하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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