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제작비 10만 달러(약 1억 4천만원)와 2주간의 촬영기간을 거쳐
완성된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투박한 헨드 헬드 카메라의 앵글이
주를 이루는 인디영화인 존 카니 감독의 영화인 이 영화의 주된
매력포인트는 한가지이다. '음악' 이란 매체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표현하며 전개하는 독특함과 사람들의 머리속의 향수와 잊고
있던 추억의 한편, 한편을 끄집어 내는 마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시스트 출신의 감독 존 카니와 영국의 실력파
인디밴드 '더 프레임즈' 의 리드 보컬인 글렌 한사드, 그리고
'더 프레임즈' 의 게스트로 앨범작업을 함께 했던 체코 출신의
소녀 마르게타 잉글로바가 직접 주연을 맡은 영화는 처음부터
<음악> 을 위한 무대를 마련해 놓고 있다. 현대적인 세련된
영상미와 화려한 캐스팅, 스펙타클한 경관이나 배경등 무엇하나
흥행요소의 구비조건을 갖추지 못한 '원스' 의 감동요소는
음악에 있다. 즉흥적으로 삶의 희노애락을 담아 내용을 전개
시켜나가는 뮤지컬과는 다른 순수한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영화다. <드림걸즈><시카고><물랑루즈> 등의 뮤지컬 영화와는
다른 순수한 음악적인 리듬과 곡으로 전개해 나가는 영화이다.
판타지적인 요소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없는 우리들의
삶의 한 편으로 볼수 있는 일상적인 생활의 리듬,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음악적인 요소를 연주하는 영화라고 하는 편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청소기를
고치는 일을 겸하고 있는 그(글렌 한사드)가 꽃을 파는
여자 그녀(마르게타 잉글로바)를 만난다. 그녀는 그의 노래
듣는 것을 좋아하고, 그의 노래속에 감추어진 그의 사랑의
아픔과 감정을 느낀 그녀의 고장난 청소기를 고쳐주는
것을 인연으로 그녀의 피아노 선율 연주를 듣게 된 그,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교감을 나눈다. 그 교감속에 사랑의
흔적과 그림자, 그리고 지나간 추억의 단면과 잊고 있던
애수를 끄집어 낸다. 로맨틱한 감상으로 판타지적인 상상력을
가미한 사랑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감성을
담아낸 음악적 선율과 그 스토리의 결말이 더욱 아름답고
기억에 오래남는 여운을 남기는 것도 이 영화만의 차별화된
매력포인트다. 그는 런던 오디션을 준비하기 위한 음악에
그녀의 연주를 필요로 하고 둘은 함게 모인 밴드멤버와 함께
음악을 녹음한다. 그 과정에서 들리는 한 곡, 한 곡 주옥같이
영화를 장식하는 음악은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움과 감성적인
영혼의 게으름을 깨우친다. 글렌 한사드의 <Falling Slowly>
를 비롯하여 마르게타 이글로바의 <If You Want Me> 를
비롯한 영화속에 삽입된 그들의 음악은 스토리가 되고 그들의
감정의 매체가 되며, 영화를 이끄는 핵심 축이 된다.
상대적으로 짧아지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보다는 그들이
열정적으로 부르짓는 음악에 귀 기울이면서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영화, 음악영화로서의 매력요소를 느끼게 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마르게타 이글로바가 CD플레이어의
밧데리를 사러 가서 돌아오는 어둠과 거리의 가로등의 조명
에 휩싸인채 매력적인 음색으로 <If You Want Me> 를 노래
하는 장면과 엔딩부분에서 글렌 한사드가 싱긋 웃으면서
그녀에게 피아노를 남긴채 런던으로 떠나는 장면, 그리고
흘러나오는 <Falling Slowly> 가 너무 감명깊었다. 진솔하고
평범한 일상속의 어렵게 살아가면서 자신의 꿈을 실은 삶을
살아가는 그와 자신의 일상속에 남아 음악을 남긴채 행복한
가정생활로 돌아온 그녀의 느낌이 참 현실적이고 깔끔해서
보기 좋았다. 그와 그녀의 음악은 그들을 묶어 주었고,
서로 추억할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으며 서로가 함께한
순간이 살아숨쉬게 만드는 매체가 되어 주었다. 그 기억을
함께할수 있기에 여느 로맨스와 드라마적 요소를 갖춘
연인들을 위한 영화보다 아름다운 색채의 영화로 기억에
남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