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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내 인생의 버스는 언제쯤 오게될까.. 버스, 정류장
belastre 2002-03-06 오전 9:09:25 1104   [7]
'버스 정류장'에서..

내 인생의 버스는 언제쯤 오게 될까..
아직 지나간 것이 아니라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그때가 되면 난 버스를 탈수 있을까..

...
...

누군가는 촌스럽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유독 버스를 타고 어딘가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기차보다도 버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기차는 늘 정해진 철로 위를 달릴 뿐이지만 - 물론 노선버스는 정해진
도로를 달리지만 - 버스는 차가 다닐수 있는 길만 있으면 어떤 곳이라도
내달음질을 칠수 있다는 점과 이전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장소를
잠시 머물수 있다는 점이 나를 설레이게 한다..

버스를 좋아하는 것이 유년시절의 기억으로 인한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이전에는 한번도 가본적 없던 지방의 낡고 초라한 시외버스 터미널부터..
잠시 머물다 가는 버스터미널까지..그렇게 버스를 좋아했던것 같다..

눈앞에 스치고 지나가는 차창밖 풍경..어둠속을 달리는 버스안..
버스에 올라탄 순간 이후부터는 내 의지하고 상관없이 어떤 대상이
나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혀 그 짬짬의 순간순간을
기억하고 스케치할 뿐이다..

어딘가를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그 묘한 감정은 지금도 TV나 영화에서
달리는 차안에서 도로를 달리는 영상을 보면 나의 시선과 모든 감각기관이
잠깐동안 올스톱으로 정지되기도 한다..

봄비가 약간 싸늘하게 내리던 어제..'버스, 정류장'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봄이 오는 것을 늦춰보려는 겨울장군의 때늦은 심술인지 많이 춥다고 느껴진
저녁에 찬바람을 맞으며 도시의 불빛들을 헤치고 거리를 걷는다..

....
....

재섭이는 32살의 보습학원 국어강사..소설가가 꿈이던 그는 한번 좌절을
하게 된후 더이상 세상의 변화에 관심이 없다..아직도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매일 저녁 글을 썼다가 지웠다 하는 일련의 반복된 작업을 해보기도 하지만
끝내는 아무것도 써놓는 것이 없다..세상에 물든 어른이 싫고, 친구들에게도
또 직장동료들에게도 별 관심이 없고, 사람들하고의 연락수단은 오직 울리지
않는 구식 삐삐밖에 없다..그에게는 기다림뿐이다..기다림...

소희는 17살 아이..공부는 잘하지만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잔소리가 싫다,.
아버지는 뇌물받는 공무원이고, 엄마는 스포츠센터 수영선생이랑 바람이 났고,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인다..나이 많은 아저씨와의 원조교제를
해보기도 하지만 소희에게 의지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아무것도..

버스,정류장에서 재섭과 소희는 만난다..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버스는 늘
그들 사이에 기다림과 엇갈림의 반복을 남겨주고, 또 다시 머무르기도 한다..
그곳에서 둘은 서로에게 의지할수 있는 공감대를 찾고, 의지와 버팀목이 된다..

....
....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린다는 것은 우리 삶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수많은 일과 기회와 만남과 스쳐가는 사람들..그중에 하나의 우연과 이어져
우리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영화속의 그들도 역시 서로에게 공유된
공간에서 기다림과 엇갈림의 반복을 통해 그들만이 소통할수 있는 대화로
이야기를 한다..우리들의 모습도 이와 다름이 없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이 영화는 원조교제, 사회 부적응자의
이야기라고..글쎄, 그말도 맞는 말일게다..그러나, '버스 정류장'은 원조교제의
이야기는 확실히 아니다..그렇다고 이 영화를 단지 선생님과 제자의 단순한
사랑이야기로 단정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내 감성이 잘못된지 모르겠지만
영화 만든 이의 의도가 내게 제대로 전달되었다고 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버스,정류장'은 사람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라고..

신인 이미연 감독의 영화로서도 이 영화는 많은 미덕을 가지고 있다..기존의
영화와 같이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를 따르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솜씨나 화면 곳곳에 배치된 연결장치는 섬세한 여성의 손길이
아니었더라면 이루지 못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
 
영화 초반부의 재섭의 시점과 소희의 시점으로 각각 그려지는 두 시점이
후반부에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시점으로 모아지는 것도 어색하지 않고,
거부감없이 잘 받아들여진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고..한국영화로는 드물게
2.35:1의 와이드 화면비를 적절하게 사용을 한것에도 많은점수를 주고 싶다..
재섭과 소희가 항상 중심에 있지 않고, 한쪽에 여백을 두고 있는 영상미는
사회에서 빗겨난 그들의 모습과 심리를 잘 표현해주고 있으며, SCENE 하나
에도 많은 정성이 베여있음을 엿볼수 있다..

다만 배우들의 대사의 전달이나 감정표현이 많이 미숙한점이 보이고, 주변
인물들의(친구 및 엑스트라들)의 자연스럽지 못한 연기들이 눈에 거슬린다..
또한, 이야기의 극적인 변화없이 계속 만남,기다림,엇갈림이 반복되는 점은
사람들에게 지루함을 안겨줄수도 있지만 그래도 신인감독으로 이만큼 할수
있다는 것은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하는 기대감을 준다..

....
....

다시 버스정류장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가 오게될 즈음이면 모든 것이 채워져 있지는 않아도..
미래를 담담하게 맞이할수 있는 그런 지혜를 갖고,
나만의 버스에 오르고 싶다..
버스정류장에서...

http://my.netian.com/~belastre

(총 0명 참여)
jhee65
나만의 버스에 오르고 싶다..   
2010-08-24 19:3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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