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의 정이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을 영화가 끝나고서 던져보았습니다.
스릴러라고 한다면 다른 무엇보다 시나리오의 비중이 가장 큰 장르입니다.
아무리 좋은 배우를 쓴다고 해도, 아무리 호화로운 영상들로 화면을 메운다고 해도
잘 짜여진 시나리오가 없다면 그것은 스릴러라고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더 버터플라이에게 별 두 개와, 스릴러가 아닌 드라마의 장르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영화의 소재는 신선했습니다. 스릴러에 목마른 저같은 팬들을 낚을 정도로요.
그러나 그 소재를 제대로 끌어가지 못함은 작가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봐야겠지요.
돈을 인출해 불에 태우는 것이나 라이벌 회사에 부정을 알리는 모습,
고소공포증이 있는 주인공에게 난간도 없는 높은 빌딩에서 일어서라고 하는 것들은
어린아이의 생떼마냥 유치하기 짝이 없었으며 마지막 반전 또한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속도감 없이 지루한 전개는 끝없이 시계를 들여다보게 만들었으며
영화가 이상한 데서 끝났을 때는 '그래서?', '어쩌라구?'라는 질문과 함께 실소가 나오게 했습니다.
차라리 반전이없이 잘 짜인 속도감 있고 긴장감 있는 스토리로 갔다면 어땠을까요.
스릴러라고 해서 반드시 반전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요즘은 반전증후군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반전에 목을 메는 작가분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이제는 반전증후군에서 좀 더 자유로워도 되지 않을까요?
제임스 본드와 스파르타에 낚인 저, 친구에게 몹시 미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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