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청룡영화제에 송강호가 [우아한 세계]로 남우주연상을, 그리고 최우수작품상을 탔다기에, 또 극장에서 못 본 미련도 있어 함 빌려보았습니다.
정말 지금까지 보던 조폭영화하고는 질적으로 틀리더라구요. 직접 생활한 적이 없어 리얼한 건지 아님 색다른 모습인지.... 지갑속에서 나오는 로또뭉치들을 보며, 그 앞의 가족과 딸의 사진보다도 더 직설적으로 이 영화를 나타내는 그런 컷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히 송강호씨의 연기는 실망이었습니다. 그동안 보아온 양아치같은 언행에 어수룩한 말투. 마치 [넘버3]의 그 때 그 사람을 보는 것 같더라구요. 어쩌면 그런 모습이 일반적일지는 몰라도 제 주변에는 그런 껄렁껄렁한 사람은 없거든요. 집에서는 모를까 밖에는 예의모드를 갖춘, 아니면 아예 말을 안하던가, 그런 남자들만이 눈에 띄는데 정말 내가 박지영이라면 같이 그 때까지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나더라구요.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그런 양아치(아니 꼭 부랑자)모습 이면에 가족에대한 사랑, 그리고 형님에대한 의리는 어떻게 보면 영악한 요즘 세태하고는 틀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클라이막스에서의 모습은 실망이 좀 큽니다 이해도 안되구요.
그게 삶이라면 그런 삶에는 손을 들어주고 싶지 않네요.
그러면서 다시 먹고살기위해, 아니 캐나다로 유학간 아이들과 아내를 위해 다시 라이벌조직에서 그 지지리도 못난 친구와 일을 시작하는 모습은 뭐랄까요? 송충이는 뽕잎을 먹어야하는 걸 암시하는 걸까요? 아님 제 맘과는 틀리게 육체노동에 시달리는 남자들을 표현한 걸까요?
올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손꼽힌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흥행에는 별 신통치 않았던 것도 알고있습니다. ...... 솔직히 왜 흥행에 실패했는지 알 것 같아요.
차라리 조인성의 [비열한 거리]가 더 리얼하고 나았던 것 같았어요. 그리고 더 공감이 가구요.
어눌하고 삐딱한 시선을 지닌 듯한 외모, 그리고 말투.
그 안에 송강호씨가 갇혀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제 생각에는 코미디에 도전하는 것도 새로운 변신을 위해 좋을 것 같구요.
영화를 보며 눈에 띄는 건 역시나 오달수씨, 그리고 멋있는 형님(정말 누구신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조폭영화에 보스(여기선 회장의 동생이지만)로 얼굴을 많이 내미는 윤제문씨. 그들이 더욱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지질이 궁상의 연속의 모습이 가장의 모습인지 아님 조폭의 그림인지 몰라도 그리 큰 감동을 와닿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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