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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를 감싸 안아주는 유쾌한 음악과 댄스... 헤어스프레이
ldk209 2007-12-04 오후 1:41:41 20815   [56]
소수자를 감싸 안아주는 유쾌한 음악과 댄스...

 

아침을 맞이하는 볼티모어의 한 가정집. 침대에서 눈을 뜬 귀여운 뚱보 아가씨는 뭐가 그리도 유쾌한지 신나게 춤을 추다가 스쿨버스를 놓친다. 하지만 그게 뭐 대수랴. 뒤따라오는 청소차를 얻어 타고서도 그 소녀는 신나게 볼티모어의 아침을 노래한다. 때는 1962년. 엘비스 프레슬리는 갔지만 아직 비틀즈는 오지 않은 시대. 흑인을 니그로(Negro)라고 말해도 괜찮았던 그 시대를 사는 트레이시 턴블래드의 유일한 즐거움은 10대들을 위한 새로운 춤과 노래를 소개하는 '코니 콜린스쇼'의 시청이다.

 

어느날 '코니 콜리스쇼'의 댄서 자리 하나가 비게 되고 트레이시는 엄마를 포함한 주변의 반대를 무릎쓰고 오디션에 참가해 당당히 합격하는 기적(?)을 연출한다. 사실 트레이시가 오디션을 통과하게 된 건 흑인으로부터 배운 리듬감 때문이었다. 트레이시는 일약 지역의 스타가 되었지만 자신의 딸인 엠버를 후원하는 방송국 매니저 벨마의 본격적인 견제를 받게 된다. 쇼에 출연하던 트레이시는 흑인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열리던 흑인의 날이 폐지된 것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 폭행의 누명을 쓰고 쫓기는 신세가 되고, 이 와중에 '미스 헤어스프레이' 선발일은 점점 다가온다.

 

이 기막히도록 유쾌하고 즐거운 뮤지컬 영화는 60년대라는 시대 배경도 그렇거니와 뮤지컬의 형식에 있어서도 과거형의 모습을 보여준다. 현대적 뮤지컬 영화의 전형으로 꼽히는 <시카고>나 <드림걸즈>의 경우 노래를 위한 별도의 무대장치나 조명 등이 사용됨으로서 그 자체로 판타지한 장면을 연출하고는 한다. 반면, <헤어스프레이>는 노래를 위한 별도의 장치 없이 진행하는 장면 속에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소화해 낸다. 이건 마치 노래와 춤이 생활 속에 녹아 스며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과거로 돌아간 형식과 함께 영화는 대책 없는 낙관론을 피력한다. 지금에 와서 보면 노골적인 흑인 차별이 시정되었 있음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하겠지만,(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이 현실화되었을만큼) 영화가 보여주는 차별을 극복하는 과정은 다수의 환호 속에 자연스럽게 박수로서 통과된다. 그건 어쩌면 외모 컴플렉스로 똘똘 뭉쳐 있어야할 뚱보 모녀에게도 마찬가지다. 트레이시는 자신의 외모가 댄서가 되는 것에 심각한 결격사유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전혀 인정하지 않으며 이는 아만다 바인스가 연기가 날씬한 친구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조건이다. 오랫동안 집 밖 출입을 안했던 트레이시의 엄마도 딸의 조언에 힘입어 당당하게 거리로 나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이 얼마나 대책 없는 낙관주의인지. 삐딱하게 보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트집 잡을 수 있겠지만, 영화는 트집 잡을 만한 틈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거기엔 뚱보와 흑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함께 나도 모르게 발장단을 맞추게 되는 흥겨운 음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음악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자 재미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존 트레볼타의 여장 연기를 포함해 크리스토퍼 월켄, 미셸 파이퍼 등 중견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는 매우 훌륭하며 신세대 스타인 아만다 바인스도 적절하게 자기 위치를 잡고 있다. 거기에 오디션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를 한 트레이시역의 니키 블론스키가 뿌려대는 행복 바이러스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 모두를 전염시킬 만한 충분한 힘이 있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shelby8318
영화 정말 재밌더라고요.   
2008-11-10 13:13
khkyum
웃음을 주는 연기에 하루가 개운하다   
2007-12-11 11:44
egg0930
맞아요~
행복해지는 영화였어요 ㅋㅋ   
2007-12-10 09:59
orthodoxy
영화를 보고 나니 행복 바이러스에 전염된 듯~   
2007-12-06 20:39
charmeo
보고 싶어지네요.   
2007-12-06 18:48
bsunnyb
생각보다 좀 지루하던데...   
2007-12-05 11:29
szin68
한국 코미디가 반드시 배워야 할 점!   
2007-12-05 01:47
yeun0102
아~~ 빨리보고싶어집니다+ ㅅ+   
2007-12-04 20:3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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