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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 남자..행복한 여자 에브리바디 페이머스
asura78 2002-03-09 오후 5:14:12 681   [2]
집 바로 아래에 미용실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전 이발소가 아닌 미용실에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미용실에 가기 싫은 이유는 아줌마들의 짜증나는 수다를 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저 아줌마들은 저런 수다를 떨기 위해서 사는 것으로 밖에는 안 보입니다. 저런 이야기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도 좋지만 전 그들의 짜증나는 이야기를 머리를 다듬는 동안 계속 들어야 합니다.

그 아줌마들이 주로 이야기하는 건 그 전날 본 연속극 이야기입니다. 연속극 배역을 실제 인물과 동일시하면서 못된 역할로 나온 인물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지요. 아무리 그 아줌마들에게 '그건 연속극에서 일어난 일일 뿐이에요.현실이 아니라고요' 라고 말씀드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고작 되돌아오는 답변은 '그 정도 나도 안다' 하고 이야기하면서 그 인물의 못된 점을 자기 방식대로 꼬집어서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것이 고작이니 그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저의 입만 아프게 될 것이 뻔합니다. 차라리 입을 다물고 그들의 이야기를 한귀로 듣고 흘려보내는 것이 가장 속편한 일이지요. 전 솔직히 연예인들 가십거리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그런가 보다 생각할 뿐이지요. 누가 결혼을 하건..이혼을 하건..마약을 하건.. 그건 그네들 문제이고 그런다고 해서 그들이 저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도 아닌데 그런 가십거리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이건 아무래도 내 성격이나 취향에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이쯤에서 넘어가도록 하죠)

영화 [에브리바디 페이머스]는 딸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서 유명가수를 납치하는 엉뚱한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이 영화는 플랑드르어권 벨기에 연예계 버전 '코메디의 왕'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그 영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그 이야기로 스무고개를 만들지 못하겠군요) 우연히 자신의 고장난 차를 수리해주기 위해서 서 있던 유명가수 데비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납치합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쟝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요. 하긴 그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돌아서는 쟝의 모습을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쟝의 유일한 낙은 우리나라로 치면 '전국노래자랑' 같은데 에서 딸 마르바의 노래를 듣는 것입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아무리 난다 긴다 하더라도 미모도 어느 정도 갖추어야 한다는 현실의 벽 앞에서 그녀의 점수는 언제나 바닥을 맴돕니다. 심사위원들에게 그녀의 목소리는 돼지 멱따는 소리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겠지요. 사람의 첫인상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그것만 가지고 그걸 평가하는 그들이 밉상스럽게 보여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게 현실인걸요.

처음에는 단순히 돈을 받아내기 위해서 하려고 한 납치가 갑자기 딸을 스타로 만들기 위한 납치극으로 바뀌면서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해니다. 과연 우리가 매스컴에서 보는 것은 과연 진실일까요. 우리가 보기 좋으라고 먹기 좋으라고 가끔을 화를 내라고 자기네들 기준으로 음식을 차리는 매스컴의 횡포를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그 횡포에 웃거나 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편집된 화면만을 보고 그 날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진짜 정보를 쥐고 있는 사람이 편집한다고 해서우리는 그 사람을 욕할 수 없습니다.

전혀 납치범 같지 않은 그들을 평가하는 언론의 바보스러움을 한 번 보세요. 우리는 그들의 얼굴을 직접적으로 보고 있지만 그들의 얼굴을 매스컴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걸려서 보는 이들은 데비를 납치한 그들은 정말로 범죄자형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그런 범죄자형 얼굴을 가진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는 걸 당연히 생각하고 있고요. 이런 방법을 통해서 포장된 그들을 보다 보면 웃지 말아야 하는데도 정말로 웃음이 나옵니다. 매일 매일 속고 속이고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상황극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지만 우린 거기에 무관심하거나 그 환상적인 상황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건 바로 우리가 이미 그들의 그런 방식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는걸 증명해 주는 것이겠지요.

이상한 이야기만 꺼낸 것 같지만 [에브리바디 페이머스]는 그렇게 심각한 영화가 아닙니다. 보고 나오면 웃을 수밖에 없고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맨 마지막 '럭키 마누엘로'가 나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그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우린 잘난 사람이 성공하는 이야기 보다는 아주 못난 사람이 성공하는 이야기에 더 큰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족

브라운관에 비친 가수들의 모습에서 자신도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10대들의 환상은 어쩌면 어른들이 그들로 하여금 만들게 강요하는 환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스타들의 화려한 모습 뒤에 감추어진 모습이 실제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사실 애초부터 이 영화는 그걸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말입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재미(그런데 그것만 해도 어딘가요)를 주고 잠시나마 현실을 잊게 해주는 청량제 같은 영화이니까요. 마르바에게 헌신적인 노력을 한 부모 쟝의 모습에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것일까요? [빌리 엘리엇],[존큐] 그 영화 속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참 신기하죠. 어떻게 그런 응응거림(?)이 저런 멋진 곡으로 재탄생 될 수 있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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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e65
[빌리 엘리엇],[존큐] 그 영화 속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말이지요.
  
2010-08-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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