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자와 아키라의 1991년작.
태평양전쟁 발발 50주년기념작이라고 일본에서 기대감 만땅.
결과는?
노장의 수치스럽고 뻔뻔한 졸작..
스토리는 혼혈미국인(리차드기어)이 원폭투하의 피해를 입은 할머니에게 사죄를 하기까지의 과정.
여기서 일본은 동양의 지극히 평온한 이상향으로만 나온다.
어린이들이 사이좋게 살고있는 이 평온한 땅에 미국놈들이 나타나 가공할 재앙을 내린다.
영화의 나레이션왈.."그해 8월에 기묘한 일만 일어났습니다."
잘났다. 그 기묘한 일이 전쟁의 참상이라면 1931년의 만주침략.
1937년의 중국침략.1938년의 남경대학살. 1941년의 진주만폭격.
전쟁내내일어난 포로학대와 살해. 인간생체실험은 일상적인 일인가?
역사지식이 깜깜한 사람이 보면 이영화는 평화로운 일본을 유린한 나쁜 미국놈들이란 얘기에 불과.
리차드기어가 할머니에게 미국을 용서해달라고 애걸하는 장면은 심히 역겹다.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 구로자와 특유의 영상미가 여전하다는 점.
그러나 노골적인 선전성과 오도된 평화주의(?)로 범벅된 이 영화.
참으로 문제작이다.
미국의 한 영화리뷰는 8월의 광시곡에 대해 "파시스트 영화"라는 명쾌한 판정을 내려.
미국영화계에 구로자와의 팬들이 많다는걸 감안할때 이 영화는 선전성에서도 실패한 셈.
구로자와 말년의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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