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좀비가 나오는 영화인 줄 알았다. 원작이 있다는 얘기, 책을 읽었다는 사람들의 여러 소리들 그리고 이미 영화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
그냥 영화를 보면서 왜 이렇게 감정이입이 되었을까?
왜 이렇게 슬펐을까. 마음 한켠이 쓰렸다. 특히 네빌 박사가 비디오를 빌리면서 혼잣말을 하는건지 연기를 하는건지 하여간 그 마네킹들 사이에 그렇게 혼자 있을 때. 너무 슬픈거지...
음,
무섭다기 보다는 뭔가 그 목줄기를 타고 흐르는 꼴깍대는 긴장감. 마음에 들었다. 컴퓨터 그래픽이 심하게 아쉬웠던 점이 가장 문제라면 문제일까!
낮엔 뉴욕시를 활보해도 밤엔 몸을 사리며 공포에 떨어야 하고...
전체적인 느낌은
딱 네빌이 그 어두운 공간에서 켜진 플래시를 손으로 막았다 열었다 했던 것처럼, 시간이 되면 철창문을 닫았다가 열었다가 하는 것처럼 영화가 내 눈에서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 계속 임팩트를 주며 강약강약을 오고 갔다.
마지막은... 마지막 다웠다. 어떻게 해야 허무하지 않을까? 막상 생각을 해 보면 답이 없다. 이야기가 그렇게 끝이 났고 그래서 제목이 '나는 전설이다'가 아닐까...
흑인인 윌 스미스가 일종의 영웅으로 분한 것도 약간은 멋지기도 하고. 지능이 생겨버린 그 감염자가 유리창으로 돌진을 해서 만들어졌던, 금 가버린 나비를 보고 있자니 영화가 깊이 깊이 정리가 되고.
그렇게 느끼길, '나는 전설이다' 재미있었어.
하지만 정말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그 정도 미술적 영감으로 그래픽 처리한거... 정말 안습이었어. 삼류 온라인 게임에서 나올 법한 캐릭터들을 보는 것만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