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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하지만 차갑지 않게. 싸늘하지도 않게. 나 없는 내 인생
milky413 2007-12-28 오후 8:45:26 1544   [1]

제목에 이끌려 본 영화가 느낌까지 좋았을 때.

굿 초이스에 기쁨을 느끼며

영화가 내게 주는 애잔함마저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이 영화. 제목이 참 묘하게 끌린다.

<My life without me>

 

누구나 그런 묘한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나 자신은 세상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객체일 뿐이고.

그 객체에게 한정된 관심 이외에는 존재감을 느낄만한 

여지가 주어지지 않을때.

난관에 부딪힌 내게 혼자 헤쳐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주어질때.

도움의 손길조차도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자멸감에 빠질때.

설사 관심을 받는다 해도 나조차도 내게 관대하고 싶지 않을때.

묘한 외로움과 함께 우울함에 빠져버린다.

주인공에서 이러한 묘한 외로움이 전해온다.

하지만 싸늘하지 않게.

건조하지만 차갑지 않게.

 

영화를 보면서, 이 여자에게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수많은 굴곡 속 삶을 살았던 그녀에게서 

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저 죽음을 담담하게 느끼고 받아들이기에?

오열 한번 하지 않고 인생을 정리하기에?

 

그녀의 무표정건조한 말투, 서늘한 눈빛 속에서도.

슬픔과 타인에 대한 애정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신기하다.

 

나 없는 내 인생이란게, 의미가 있을까.

이 여자, 괜시리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감각해 보이고. 감정도 느껴지지 않고.

태연하고 의연해보이려는 모습들.

기쁨.슬픔.아픔.노여움도 모두 못 느끼는 듯한 무표정.

열정도 없어보이고. 아픔도 못느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그런데도, 느껴졌다.

그녀의 절제속에서도 아픔이 느껴졌고.

태연하려는, 의연하려는 모습 속에서도 약함을 느낄 수 있었고.

무감각해 보이지만

작은 것 하나마저도 섬세하게 알고 있었다는 거.

 

단지 감추었을 뿐이라는 것..

결코 그녀가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것.

 

외로워. 넌 외로워. 살면서 이렇게 외로워 본 적은

없었을 거야. 거짓말이 네 유일한 친구지.

 

왜 이말이 이렇게 공감이 될까.

말로 표현하고 표정으로 드러내는 것만 볼 수 있는 세상속에서,

거짓말이 늘어가는 그녀가 그리고 내가 나쁜걸까.

 

잔잔한 영상과 음악들.

절제되면서도 호소력짙은 그녀의 연기.

섬세한 연출과 함께 다양한 캐릭터들덕분에.

지금.영화가 선사한 우울함과 애잔함마저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내용은 그다지 신선하지도, 독특하지도 않다.

누구나 뻔하게 눈치챌만한 결말이다.

아마 감독마저도 신선한 스토리에는 욕심을 내지 않았지 싶다.

뻔한 스토리에, 뻔한 암시, 뻔한 소재..

그래도 좋다. 영화는 같은 소재를 다르게 느끼게끔 전달하면

그게 바로 신선한 것이니까.

같은 소재라도, 진실되게 관객에게 전달하면 그게 곧 수작이니까.

식상한 스토리라도, 이 영화, 애정이 간다.

특히.첫장면.느낌이.너무.좋다.

 

유난히도 감성적이고 싶은 날이 있다.

그저 고요하고 허전한 느낌을 즐기고 싶을 때.

그럴 때 이런 영화를 만나 우울함을 즐기게 될 땐,

영화에 대한 이성적인 설명이나 감상이 나오지 않고,

이 벅찬 마음이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한계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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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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