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뜨거운 가슴 올드보이
andrew1130 2007-12-29 오전 3:38:20 1943   [1]
 

<복수는 나의 것>의 ꡐHARDꡑ 함에 머리는 냉랭해지고 한동안 ꡐDRYꡑ한 세상풍경이 눈에 들어오는가 싶었는데, 치밀하고 치열한 그의 복수극을 보고 있자니 다시금 몸둥아리 저 밑바닥으로부터 힘차게 솟구치는 에너지에 활력을 찾은 기분이다. 그래서일까 오대수(최민수분)가 내뱉는 ꡐ복수는 건강에 좋다ꡑ는 ꡐ이 영화는 당신의 정신건강에 좋습니다.ꡑ 로 들린다.

영화는 시작부터 ꡐ강ꡑ으로 출발한다. 카메라의 익스트림 클로즈업에 비친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푹 꺼진 눈 밑으로 패인 주름. 비트 섞인 음악과 함께 죽으려는 자와 살릴지 내버려둘지 갈등하는 자 간의 긴장이 팽팽해진 넥타이끈을 사이에 두고 오간다. 두 인물의 무언가를 상징하는 듯한 포즈는 15년 감금이라는 복수극의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이기도 하다. 한눈에 봐도 강렬하고 독특한 화면구성이 주는 신선함은 보는 이의 핏줄기를 솟구치게 한다. 그러나 막 끓는 점을 향해 힘차게 들끓기 시작한 심장동맥을 진정시키기라도 하듯이 ꡐ오늘만 대충 수습하고 살자ꡑ 식의 자포자기 신념에 의지한 별 볼일 없는 샐러리맨 오대수가 하루의 막판을 대충 수습하고 있는 장면이 우스꽝스럽게 등장한다. ꡐ강ꡑ에서 ꡐ약ꡑ으로 리듬감을 타면서 오대수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고 <복수는 나의 것>에 담긴 복수의 악순환처럼 복수 당하는 자에서 복수하는 자로의 인생역정에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ꡐ난 누구냐?ꡑ


박찬욱의 복수극 1탄 <복수는 나의 것>이 외면을 받은 반면 2탄 <올드 보이>가 이토록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낸 이유가 궁금하다. 같은 맥락의 복수극이지만 둘은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와 시간차를 사이에 두고 놓여 있다. ꡐHARD DRYꡑ한 <복수>가 대중의 정서적 공감을 얻어내기에 어려운 스타일을 지녔다면, ꡐBOILꡑ한 <올드>는 대중의 의식과 무의식을 자극하기 위해 스타일의 과잉과 미스터리라는 장르적 장치를 활용한다. 그렇다고 박찬욱의 근간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ꡐ명심하라, 모래알이든, 바윗 덩어리든 물에 가라앉긴 마찬가지다ꡑ 이는 <올드보이>가 <복수는 나의 것>을 계승한 연작임을 의미하듯 죽음을 죽임으로 갚는 동진(송강호분)의 복수나 근친상간의 고통을 근친상간으로 갚는 이우진(유지태분)의 복수나 치밀함과 난이도의 차이를 보일 뿐, 그 원칙은 대동소이하다. ꡐ이에는 이 눈에는 눈ꡑ 원시적 복수의 법칙은 그대로인 것이다. 한편 시간의 흐름은 대중이 박찬욱의 이야기를 공감하는 여건을 마련해준다.  이우진의 부드러우면서도 냉소적인 여운을 남기는 음성처럼, 이 세상은 탈출구 없는 넓은 감옥이요 고로 부조리 덩어리라는 박찬욱의 시선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버텨내며 살아가는 대중에게 내재한 불명불만의 표출과 그로 인한 카타르시스로 작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생경함이 근원의 친숙함을 가로막을 순 없는 법이다. 


아쉽게도 모래알 같은 말 한마디가 죽음을 불러오고 복수를 야기한다는 설정은 과거 한국영화 ꡐ손톱ꡑ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는 별로 중요치 않다. 그저 하나의 흥행적 장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진정 영화가 나아가고자 하는 바는 다른 데 있다. ꡐ복수가 다하면 복수심이 다하면 숨어있는 고통이 찾아온다ꡑ 오대수는 복수의 고리를 끊으려고 하는 듯 괴물적 자아를 떠나 보내기 위해 최면술에 의지한다. 그러나 오대수의 딸 미도는 오대수에게 사랑을 속삭임으로써 복수의 고리는 끊기지 않는다. 복수의 고리에 관한 박찬욱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박찬욱 그는 누구냐? 다시 한번 되묻고 싶은 말이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1


올드보이(2003, OldBoy)
제작사 : 쇼이스트(주) / 배급사 : 쇼이스트(주)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93577 [올드보이] 올드보이-지금 봐도 볼만한 영화 sch1109 13.02.21 3616 0
88857 [올드보이] OLD BOY wnsdl3 10.11.02 3591 0
86708 [올드보이] 올드보이 (4) sunjjangill 10.08.31 1185 0
77382 [올드보이] '최고'라는 말밖에는 없는듯 하다.. (7) ehgmlrj 09.11.23 1642 0
77177 [올드보이] 최고 (6) jhkim55 09.11.14 1616 0
70220 [올드보이] 대사가 너무 멋졌던 영화. kiwi0315 08.08.23 2207 2
67264 [올드보이] 올드보이 cyg76 08.04.25 2057 5
66695 [올드보이] 복수에 복수를 낳는 영화 sgmgs 08.04.03 1704 5
66022 [올드보이] 멋진 작품 wlsgml555 08.03.07 1914 3
63172 [올드보이] 올드보이 (2) hongwar 08.01.07 1867 4
62326 [올드보이] 머리는 뜨겁고 가슴은 고동친다. 날 이렇게 만든 넌 누구냐? (1) andrew1130 08.01.01 2101 1
현재 [올드보이] 뜨거운 가슴 (2) andrew1130 07.12.29 1943 1
60922 [올드보이] 올드보이 (1) cats70 07.11.23 2178 6
59514 [올드보이] 올드보이 (1) st0helena 07.10.13 2499 7
57259 [올드보이] 최고의 한국영화 수작이다. (1) remon2053 07.08.26 2346 7
57165 [올드보이] 뭐 워낙 평들이 좋으니 뭐라 할지...사실 그다지 마음에 썩 들지 않는 영화다... joynwe 07.08.24 1888 2
54479 [올드보이] 올드보이! dbwkck35 07.07.07 1755 6
46737 [올드보이] 이런 영화가 정녕 대박~ (1) sbkman82 07.01.17 1758 3
46720 [올드보이] 기대를 넘는다~ (1) sbkman84 07.01.17 1648 0
45990 [올드보이] 만두~ㅠㅠ dpfflsy 07.01.04 1508 3
45848 [올드보이] 배우를더배우답게거듭나게해준. (1) sexyori84 07.01.02 1480 0
45841 [올드보이] 연기력 최고~ (1) sbkman84 07.01.02 1499 2
37941 [올드보이] 묘한 영화.. shemlove 06.09.08 1840 4
37030 [올드보이] 올드보이 에서의 옥의 티는 바로... ita823 06.08.24 2241 6
35490 [올드보이] 말이 필요없는 madboy3 06.07.20 1603 4
34951 [올드보이] ★★★★☆ [드라마 / 미스테리 / 액션] 올드보이 huger 06.06.23 1445 4
34934 [올드보이] 정말 리얼합니다..<스포일러> eagletony 06.06.22 1353 4
31561 [올드보이] 내가 올드보이를 좋아하는, 아니 사랑하는 이유 slghdti 05.11.16 2053 4
31422 [올드보이] 칸 영화제는.. (1) pontain 05.11.10 1831 8
30884 [올드보이] 어떤 인간이라도 살 권리는 있죠.... jeanywow 05.10.20 1653 1
29992 [올드보이] O. B. (1) keenkim 05.08.22 1550 3
27476 [올드보이] (영화재조명)올드보이★★★★ lpryh 05.02.14 2097 6

1 | 2 | 3 | 4 | 5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