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방이 감독의 중국과 일본에서 합작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이 영화
의 느낌을 굳이 풀어 헤치자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같은 영화를
연상하면 쉬울듯 하다. 일본의 최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중 한명인
미즈시마(모토키 마사히로)가 음악제의 일을 계기로 아내와 함께
상하이를 방문한다. 중국으로 온 일본인 미즈시마의 등장과 더불어
택시기사 일을 하면서 유일하게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집을 담보로
대출이나 받으려고 누나에게 상처나 주는 철없는 동생과 함께 사는
린시(조미)가 모습을 드러낸다.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는 동동과
절친한 친구사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린시는 그런 동동을 깊이
사랑하는 사이다. 일부러 사고를 내 동동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더
보러 가는 린시와 미즈시마의 만남은 중국인과 일본인의 상하이에서
의 만남이라는 요소와 더불어 사고를 통해 맞이하는 우연의 연속성
이 존재한다. 미즈시마의 일을 돕는 여 스탭과 중국인 남자 통역사,
미즈시마의 상하이의 일정을 책임지는 야마오카(다케나카 나오토)
와 여성 경찰, 미즈시마의 아내와 그녀를 좋아해 왔던 연하의 건축
설계사, 미즈시마의 동료와 클럽의 여가수등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고
섥혀드는 상하이의 매혹적이고 낭만적인 밤의 야경속에 찾아볼수 있다.
판타지적인 느낌이면서도 상황의 억지성도 강하면서 유머러스한 부분도
과장적인 성향이 매우 강하다. 하지만 그 억지스러움과 부자연스럽게
얽혀드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용서해 주는 건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상하이의 밤이 풍겨주는 매력에 있다. 단 하루라는 기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전개속에서 미즈시마와 린시의 좌충우돌 에피소드
와 서로의 언어를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의사소통의 단절, 그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따뜻함을 발견해 나가는 시간이 결코 싫지
만은 않다. 일단 이 영화에 대한 리얼리티적인 감정은 버리고 상황이
가져오는 로맨틱한 감성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사랑
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데 필요한 따뜻한 배려와 사랑으로 넘어
서기 전의 풋풋한 감정선의 전개에 끌기게 되는 영화인 것 같다.
그런 상황속에서 사람은 느끼고 마찰하며 더 성장해 나가는 모습,
그런 모습을 영화속에서 확인할수 있다. 진득한 로맨스나 마법같은
사랑의 기적은 존재하지 않지만 따뜻한 사랑의 교감, 그리고 잔잔한
사람의 감성적인 성장을 관찰하고 생각해 볼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