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수준높은 코메디.. 코메디라는 장르는 쉽게 만들수 있으면서도, 게다가 관객들을 영화보는 내내 웃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정작 영화가 마쳐진 다음에는 좋은 평을 듣기가 어려운 장르다.
영화가 주는 말초적 즐거움에 울고 웃다가도 영화가 마쳐지고 일상의 감성으로 돌아왔을때 자신이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보였던 원초적인 모습을 보며 부끄러워하며 그 시간동안의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지 않으려는듯 지나치게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적인 코메디를 만들어낸 코엔형제는 극중 대사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냉소는 진실을 감추는 가면이다." 그렇다. 영화를 보면서 즐겼던 순간을 후회하지는 말자.. 그 시간들역시 내 인생의 한 부분들일 뿐만 아니라, 날 웃게 만들고 지친 일상을떠나 잠시나마 타인의 인생에 내 관심을 돌릴 수 있도록 만들어준 영화에 대한 예의치고는 냉소라는 방법은 너무나 무책임한 것이기 때문이다.
멋진 두 배우의 티격태격하는 사랑싸움과, 두 사람이 익숙한 삶의 방식을 버리고 사랑의 힘앞에 자존심을 버리고 하나되는 모습은 영화구성적인 면에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없잖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될 것같다. 마치 감독이 후반부로가면서 극구성의 엉성함을 알면서도 배우들의 멋진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 배우중심으로 극이 흘러가도록 일부러 방치한듯한 느낌도 든다. 그만큼 배우들이 매력적이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지만, 로맨틱코메디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면 독특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 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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