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유발자들>을 내놓고 수많은 관객에게 엄청난 구타를 받았던 원신연 감독의 <세븐데이즈>
개인적으로는 <구타유발자들>을 재밌게 봤기때문에 원감독을 지켜주고 싶었지만 힘이딸렸다.
그가 이번에 들고나온 영화는 국내 어느 배우보다 높은 미국인지도를 가지고있는 김윤진을 주연으로 세운
스릴러 <세븐데이즈>다.
사실 어쩌면 분명 인지도는 있지만 티켓파워는 확실치 않은 김윤진을 단독 주연으로 세운것은
대중의 인기를 얻고자하는 그의 영화에 있어선 모험이었을지도 모른다. 배우만 봐서는
오히려 <구타유발자들>보다 대중성면에선 훨씬 못미친다.
하지만 개봉한지 한달이 된 시점에서 대중성 부분은 다시한번 고찰해 필요가있게됐다.
역시 티켓파워는 대중성을 지닌 배우만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이다.
대충 줄거리
백전백승의 변호사 지연. 유능한 변호사지만 너무도 바쁜 탓에 어린딸의 엄마 역할까지하기는 너무힘들다.
엄마역할에 충실하려고 참가한 딸 학교의 운동회. 딸은 사라지고 전화한통이 온다.
딸을 살리고 싶으면 유괴범의 요구조건을 들어줘야한다. 요구조건은 이미 확실한 증거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를 무죄로 석방시키는 것. 지연은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데...
전체적은 줄거리 내용은 마땅히 차별화된 점은 없다. 그렇다면 영화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차별화를 주어야 할듯하다.
영화는 런타임내내 상황이 급박히 돌아간다. 긴장을 놓을 틈이 없다. 극중 주인공의 급박함이 그대로 오는 듯하다.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매장면이 영화를 푸는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여유가 없다. 긴장감이 팽팽한 스릴러의 본분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이것이 이 영화 성공의 중요 요인일 것이다.
사실 영화를 끝까지보고 뭐지? 왜 이렇게 끝나는거지?란 생각이 들었다. 결말이 전혀 이해가 안됐다. 왜저러는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극장을 나오다가 10분간 영화를 되집어 보니 '아!'하면서 영화의 모든것이 이해됐다.
아. 이거 괜찮은 반전인걸~ 요즘 되도 안되게 스타일리쉬한 스릴러라면서 어정쩡한 스릴러보다는
이렇게 뛰고 막고 엎치고 뒤치는 스릴러가 역시나 더 스릴러답고 좋다.
김윤진의 연기는 많이 무르익었고, 김미숙의 연기도 말할 필요없고,
연기에서 언급할 사람은 바로 박희순이다. 그간 여러 영화에 출연했지만 사실 그리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의 출연작을 <세븐데이즈>까지 4편을 봤지만 눈에 띈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귀여워>에서의 막내, <가족>에서의 그 양아치 두목(요건 좀 기억난다. 정말 악랄해보였었는데),
<남극일기>에선 뭐였을까...여기선 워낙 다들 고글에, 모자에 다 가리고 나오니...
선량한 역은 거의 없었던 그는 <세븐데이즈>에서는 역시나 그리 선량한 역은 아니다.
지연의 절친한 친구이며 강력반 형사이며 비리형사이며 폭력형사이다.
하지만 사건을 냉철하게 보는 눈이 있고, 의리있다. 그가 뱉는 한마디 한마디의 대사는 과격하지만
재치있고, 굵직한 뼈가 들어있다. 영화의 감초역할을 대쪽같이 해낸다.
개인적으로 오광록의 역할이 너무 없어서 아쉬웠다. 다만 그의 역할은 영화의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역할의 비중만으로 따지면 등장인물중 베스트 3인에 들어간다.
사실 <구타유발자들>의 실패가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워서 이번영화는 성공하길 바랬는데 잘되서 좋다.
<세븐데이즈>는 <구타유발자들>만큼의 참신함은 별로없었지만 스릴러 본연의 연출에 충실하면서
괜찮은 결말과 내용으로 상당한 만족감을 가졌다.
하지만 극 중간과정에서 일이 좀 건너뛰면서 풀린다는 느낌이 있었고, 그 동기가 좀 부족했던게 아쉽다.
연출로 인한 긴장감은 충분했으나 내용적 치밀함이 부족했다.
분명 결말을 이해못하는 사람들도 나올 거다. 사실 결말을 충분히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극장을 나오면서 영화를 곱씹어 봐야 이해가 된다. 뭐 물론 영화보면서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반전 영화가 마지막에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시스템에 길들여져 있다면
이제 그런 설명도 '셀프'다. 어렵지 않다. 영화보면서 졸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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