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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환의, 류덕환을 위한, 류덕환에 의한 우리동네 우리동네
madboy3 2007-12-30 오후 2:57:03 1423   [10]

정말 기대작중 하나 였던 <우리동네>

한동네에 두명의 살인범. 그들간의 대결아닌 대결. 그리고 형사.

'우리동네'라는 정감있는 이 말이 섬뜻해진다.

 

처음부터 살인범을 알려주고 시작하는 <우리동네>는 과연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그간 살인범을 알려주고 시작하는 영화는 많았지만 두명의 살인범의 대결구도라니...

카피에서 보여지듯 순수함과 기교의 대결인 것일까...

 

조용한 동네인 사초동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젊은 여자의 시체가 어느 초등학교의 철봉에 벌려진 두팔이 밧줄로 묶여있다

이것으로 6개월간 4번째 동일한 방식의 연쇄살인이다. 그리고 몇일 뒤 경주(오만석)의 집주인이 같은 방식으로

살해되어 공원에서 발견된다. 초고속 승진으로 반장이 된 재신(이선균)은 이 사건을 맡게 된다. 재신은 친구인 경주가

여사장을 죽인것을 모른다. 그는 이 사건을 동일범의 소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효이(류덕환)는 사초동의 초등학교앞에서

문방구를 하고 있다. 선량한 얼굴로 주위에선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는 연쇄살인의 범인이다.

그는 경주가 집주인을 죽인 범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경주를 압박한다. 하지만 경주는 자신을 압박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다. 다만 그 누구가 바로 연쇄살인의 범인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이제 이 세명의 관계와 머리싸움이 시작된다.

 

시놉시스는 정말 참신하고 좋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별로다.

현재와 과거를 되풀하며 보여주며 인물들간의 관계를 설명하지만 복잡하다. 어수선해 보인다.

결정적으로 영화보고 머리에 남는 내용이 없다. 인물간의 관계설정에 너무 치우친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살인마의 살인동기도 불분명하다. 좁디좁은 그 동네에서 마추치며 사는 사람들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세 등장인물들간의 과거 관계가 얽히고 설켜 과거를 만들어 냈으나 현재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영화를 한문장으로 말하자면 '류덕환을 위한, 류덕환에 의한, 류덕환의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류덕환의 영화내에서의 카리스마는 엄청났다. 사실 영화가 끝나고 기억나는 건 류덕환 뿐이 없다.

그가 아니었다면 내가 기대한 <우리동네>는 실망만을 안겨줬을지도 모른다.

분명 영화안에는 인물들간의 복잡미묘한 관계가 있으면서 서로 알면서 숨기고 관계를 유지하고있다.

영화는 그것을 이야기하지만 결론이 없다. 과연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사람과 사람관계의 고찰? 아니면 어릴적 트라우마에 의한 정신분열? 아니면 사람 겉과 속의 괴리?

영화를 보고난 느낌은 왠지 볼일을 다보고 밑을 안닦은 듯한 찝찝함이 느껴졌다.

결국 머릿속엔 류덕환만 담아왔다.

 

그.러.나!

류덕환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사실 <천하장사 마돈나>의 류덕환을 어느정도 생각하고 이 영화를 봤는데

그건 나의 실수였다. 그때의 류덕환은 과연 누구였던 것일까. 우선 완전 달라진 그의 외형부터 나의 오산이었다.

배불뚝이 오동통의 류덕환은 날렵하고 탄탄한 몸매의 소유자가 되었다. 그리고 어리숙하던 마돈나의 모습은

냉혈안에 섬뜻한 표정, 그리고 내소를 머금은 그런 살인마로 변했다. 입이마르도록 칭찬을 해도 모자람이 없다.

난 <우리동네>를 본것이 아니고 '류덕환'을 보고왔다. 연기력이라면 빠지지 않을 이선균, 오만석 조차도

류덕환에 가려 전혀 빛이 나지 않는다. 가끔은 그들의 연기가 어색해 보이기까지 했다.

얼마만인가 한 연기자에게 이정도의 감동을 느껴본것이... <아이 앰 샘>에서의 숀 펜 이후 처음인듯 하다.

 

이선균과 오만석을 또 빼놓으면 섭섭할거 같으니까 넣어보자.

이선균은 볼때마다 느끼지만 목소리가 참 맘에 든다. 얇은 것도 아니고 낮은 것도아니고 참 묘한 목소리다.

악역에도 어울리고 선한역에도 어울리는 목소리는 분명 이선균의 매력이며 장점이다.

사실 이선균은 류덕환과 오만석의 사이에 껴서 둘에 비해 비중이 떨어지는 캐릭터다.

하지만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영화에 균형을 잘 잡아준다.

이선균을 처음본건 2005년에 있었던 'CJ 인디영화제'에 상영했던 <히치하이킹>이라는 단편영화에서 였다.

영화의 독특함과 주연이었던 이선균의 모습 때문에 기억에 남았었는데 바로 두달뒤 <손님은 왕이다>에서

또한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영화는 흥행참패했지만...)

 

오만석은 이미 전부터 연극계에서 잘 알려진 배우였고, 내가 처음본건 영화 <라이어>에서였다.

게이 역할이었는데 나름 잘 어울렸다. <왕의 남자>의 원작 격인 연극 <이(齒)>에서도 '공길'의 역할을 맡았던 그였다.

뮤지컬 <헤드윅>에서도 주인공 '헤드윅'을 했었고, 최근 드라마 <왕과 나>에서는 내관역을 했다.

내가 보긴 그렇게 예쁘장하진 않는데...(김원준을 많이 닮았다)

뭐 여튼 오만석은 살인사건 소설을 쓰면서 맘속으로는 이미 수십명을 죽였고, 자신의 집주인을 우발 살인한

연쇄살인 모방범을 연기한다. 살인을 해놓고 살인 소설을 써가면서 연쇄살인범의 과거 행적을 조사하며

과거를 되집는다. 오만석의 연기도 상당히 좋았다. 특히 젊은 여자를 죽여놓고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을

모창하는 장면은 <우리동네> 오만석 연기중 가장 좋았다. <수>에서는 섬뜻한 살인마의 눈을 보였지만

이번엔 양심에 흔들리고 긴장과 불안해 흔들리는 눈을 보인다.

 

상당한 기대감에 부풀었었으나 결국 바람이 빠져버렸다.

그나마 표값이 아깝지 않은건 류덕환 덕분이었다. 사실 배우보단 내용이 정말 기대됐었는데...

내용만 잘 풀어줬더라면 정말 좋은 영화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그런데 누가 기교만 있는 살인범이고, 누가 순수함이 있는 살인범인지 모르겠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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