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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헬'은 1888년 영국 화이트 체플에서 실제 일어난 엽기적인 연쇄
살인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입니다. 이 거리에서 사는 창녀들만을 정말
무참히 살해했다는데요, 정말 잔인해서 눈뜨고 못 볼 지경이었다고 하더
군요.(창녀들의 성기를 도려내고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 주위에 뿌려놨
다고 하네요...ㅡㅡ;) 이 사건의 살인마는 아직도 정체를 알 수가 없는
유명하고 또 유명한 전설적인 살인마인 '잭 더 리퍼'죠...
그에 대해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별명과 그의 정체에 대한 여러가지 추
측, 그리고 왜 사건을 일으켰는지 수많은 가설만이 남아있습니다. 이 가
설 중의 하나로 1999년 '엘렌 무어'가 쓴 '프롬 헬'이라는 화제의 그림
소설이 이 영화의 원작입니다. 이 소설은 '잭 더 리퍼'가 왕실과 관계
된 사람으로 왕실의 권위를 위해 살인을 일으킨다는 내용입니다. 이 작
품이 당시의 현장을 잘 묘사하고 있고 실제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했을뿐
더러(실제의 인물이라 해도 성격이나 모습, 능력은 달랐다고 하더군요..
.) 영화를 더욱 더 스케일있고 그럴싸 해보이게 하기 때문에 영화의 원
작으로 채택한 것 같네요...
이 영화의 감독은 '휴즈 형제'라는 흑인 형제가 맡았습니다. 그들의 전
작이 어둡고 사회적인 면을 많이 다룬 영화들이어서 소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제작사가 많이 꺼렸다는데 결국은 맡았더군요.
주연은 '조니 뎁'과 '헤더 그레이엄'입니다. '조니 뎁' 역시 우울한 분
위기 때문에 제작사가 엄청 꺼렸다고 합니다. ㅋㅋㅋ
'헤더 그레이엄'만이 제작사의 환대를 받은 것 같네요.
영화를 보고난 후의 기분은 좀 안타깝다...입니다. 걸작이 될 기회를 놓
친 수작이 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정말 이 영화를 보면 칭찬하고
싶은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정말 아름다운 영상. 전체적으로 붉은 빛을 띄는 이 영화는 아름다
운 배경과 멋드러지게 잡은 앵글이 첫눈에 들어옵니다. 공들인 티가 나
는 이 영상위에서 분위기에 잘 맞아 떨어지는 아편중독자 '조니 뎁'이
수사를 펼칩니다. 시대의 살인마를 추적해야 할 인물이 지적이지 못할
망정 아편에 빠져 꿈속에서 살인마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것을 토대로
사건을 수사하죠. 스릴러의 기본인 냉철한 형사와 천재적인 살인마의 머
리싸움으로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구도가 아닌 꿈에 의지하는 아편중독자
형사가 자주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점은 다른 스릴러 영화와는 다른 점
입니다. 여기서 주인공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별다른 해결을 못하고 마
치 카메라같이 사건의 전말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에 불가한데 이런 모습
은 주인공이 이렇게 쓰일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휴즈 형제'의 장면 연출도 정말 끝내줍니다. 특히 '잭 더 리퍼'
의 첫번째 살인은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칼만 보이는데, 이 장면은 등급
을 낮추기 위해 사용한 것이겠지만 더 강렬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이 외에도 시종일관 멋진 장면이 연속되고요, 사운드도 좋더군요. 특히
'잭 더 리퍼'의 칼소리는......
영화가 보여주는 세트나 이야기로 그 시대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점
도 장점 중 하나입니다. 영화를 위해 초원에 세웠다는 세트장은 그 시대
를 잘 표현했으며 영화 전반에 걸친 사실적인 내용들은 그 시대의 분위
기나 사회적인 문제점을 잘 보여줍니다. 이런 점은 감독들의 성향때문에
생긴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영화 전반에 깔린 허무한 분위기는 다른 메이저 영화와는 틀
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찜찜함은 이 영화
의 최고 장점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스릴러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긴장감
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슴을 조여오는 긴장감
후 한꺼번에 터뜨리는 반전을 기대하신다면 정말 큰 실망 하실겁니다.
이 영화는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달리 스릴러의 껍질을 쓴 그 당시의 사
회와 '잭 더 리퍼'가 왜 생겼는지 말하는 일종의 회고록 같습니다. 그래
서 살인이 일어나는 장면이나 범인이 밝혀질 때는 충격보다는 그 시대,
그 사건에 대한 정보를 얻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영화 종반에 밝혀지는 범인도 그렇게 놀랍지 않으며 오히
려 이런 면은 형식적으로 느껴집니다. 음....이런 점들이 영화 전반에
계속 깔리기 때문에 긴장감 결여와 형식적인 범인등은 감독의 성행에 따
른 의도로 볼 수도 있겠으나 메이저 영화이기 때문에 극적 재미가 빠진
점은 정말 아쉽습니다.
'프롬 헬'....작년에 미국에서 개봉할 때 부터 엄청 기대했었는데 기대
와는 많이 달라 적지 않게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보고 난후에 이렇게도
스릴러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영화는 좋은 편이란
생각이 듭니다. (전체적으로 '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 타운' 같은 느
낌을 받습니다. 조사관이 거대하고 더러운 사회의 제도에 도전하지만 결
국은 무력함만을 느끼고 찜찜하고 우울한 분위기가 시종일관 흐르는...)
극적 재미만 갖췄다면 걸작의 반열에 올랐을 영화인데, 감독의 성향과
제작자 사이에 엉거주춤하게 자리잡은 영화라 많이 아쉽습니다. 극적 재
미를 우선으로 하시는 분들께는 권하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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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헬(2001, From Hell)
제작사 : 20th Century Fox, Underworld Entertainment, Stillking / 배급사 : 20세기 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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