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 송혜교의 연기 변신, 그 이후를 기대하게 만들다
송혜교를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 황진이가 새로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에 보게 된 영화. 송혜교가 과연 어떤 모습의 황진이를 보일 지 그녀의 연기 변신이 궁금했다.
STORY
16세기 조선은 여자는 땅, 천민은 짐승이던 시기였다. 양반 가의 고명한 딸로 자란 진이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자 가장 천한 ‘기생’의 신분을 스스로 선택한다.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바꾸어놓겠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수 년 후, 황진이라는 이름으로 개성에서 제일 유명한 기생이 된 그녀에게는 사내 역시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오직 한 사람. 그녀 곁에 벗이었고, 노비였으며, 첫 남자인 놈이는 달랐다.
새 시대를 열려고 하던 놈이는 역모를 꾸민 반역자로 몰리게 되자, 그녀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운명을 거는데...
과연 그녀의 선택은?
황진이의 매력
- 송혜교의 새로운 면모를 보다
아역으로 출발해 성인이 된 송혜교는 현대물에 잘 어울리는 여배우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오랜 연기를 통해 점점 더 발전되어왔고, 이번 역시 그러한 그녀의 노력이 돋보이는 장면이 많았다고 본다.
양반의 딸로서의 황진이
유곽이 궁금해 남장을 한 황진이
기생이 된 황진이
자신의 치맛자락 사이로 사내들을 요리하는 황진이
사랑에 빠진 황진이
세상을 떠도는 황진이
이렇듯 다양한 모습의 황진이를 보여주는 데 있어 그녀의 변신은 그만큼 대단한 노력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않다.
- 새로운 황진이를 보이다
영화 <황진이>는 기존의 황진이와는 사뭇 다른 성향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기존의 이야기라면 황진이와 사또가 펼치는 내기가 주된 흐름이었다면, 영화에서는 여기에 새로이 새 세상을 꿈꾸는 캐릭터 임꺽정을 연상시키는듯한 놈이라는 인물과 그에 관한 에피소드를 추가해 전혀 새로운 유형의 황진이를 그려내었다.
황진이와 놈이 그리고 사또인 희열과의 삼각관계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볼 거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황진이의 아쉬움
- 드라마 황진이의 벽에 갇히다
영화 황진이는 드라마 황진이가 이미 큰 인기를 얻고 그늘이 너무 커서 그 빛을 내기도 전에 조용히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원이 보여준 황진이의 인기가 컸던 만큼 송혜교를 통해 그 이상을 얻고 싶었음이리라. 하지만, 두 사람이 사극에 대한 느낌은 전혀 다른 편이다. 두 명의 황진이는 완전히 다른 성향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이제까지의 황진이가 그랬듯 비교 당할 수 밖에 없었고 눈에 들지 못했던 게 아닌가 한다.
이야기에서 보여진 황진이는 분명 일반적으로 표현되어져 왔던 황진이의 이미지가 아니었기에 더욱 낯설어 감정 이입을 하기에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원은 드라마 <다모>, 영화 <형사> 등을 통해 사극에서도 어느 정도 경험도 있고 흥행에도 인정 받은 상태인데 반해, 송혜교는 이러한 검증이 없었기 어쩌면 낯설어 보였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이러한 인식의 벽을 넘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렇지 못해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황진이를 보고
- 송혜교의 연기 변신, 그 이후를 기대하게 만들다
기존의 송혜교가 쌓은 인기와 명성에 비해 영화는 실패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작품이다. 하지만, 배우 송혜교라면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한다. 적어도 그녀가 자신이 쌓아왔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도전을 했던 만큼 흥행이란 성과는 비록 얻지 못했지만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껍질을 깨어내고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러한 선택은 그녀의 다음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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