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으로 감싸지도 못 할 만큼의 뜨거운 열기에 마치 저글링이라도 하듯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랑 온통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만 집중하고 애를 쓰지만 외발자전거에 올라탄 미숙함으로 제자리만 맴도는 윌리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은 화상의 흉터 걱정에 감히 다가가서 안길 엄두도 나지 않는 뜨거운 사랑 그렇다고 매몰차게 그 뜨거운 불을 끄지는 못한 채 반대로 스스로 차갑게 얼어만 가는 사라
그렇게 바보처럼 설익은 사랑은 시작되고 그것이 먼 훗날 완벽한 사랑을 하기 위한 오디션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것이 마지막 무대인냥 아직 여린 두 심장은 길을 잃는다.
영화를 보고 있는 내가 스무 살 어린아이였다면 사라를 미치도록 미워하고 증오했겠지만 며칠 남지 않은 스물일곱을 아쉬워하는 지금의 나는 사라를 구석으로 몰아가는 여유롭지 못한 윌리엄을 탓했다.
누구에게나 돌아가고픈 사랑이 있기 마련, 그것이 아쉬운 기억이든 행복했던 기억이든 예고 없이 문뜩 기억나고 그리운 것까지야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누구나 한번은 놓을 수밖에, 놓칠 수밖에 없었던 게 바로 사랑이다. 그래서 지금의 사랑이 더욱더 간절하고 소중한지도 모른다. 상처를 아는 사람만이 더 신중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련한 추억 속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 않을까? 과거의 그 사람의 새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러다 그 사람의 결혼소식도 듣고 나는 그렇게 그 사람에게서 멀리 멀리 멀어지겠지만 그럴수록 나는 지금의 사랑에 점점 더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어수룩한 사랑 때문에 나는 지금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아파하지 말자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은 뜨거운 한순간의 사랑이아니라 온몸 따뜻이 영원한 사랑인 것이다.
지금 사랑하고 있다면 이제는 따스하게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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