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1968)>의 감독 프랑코 제프랠리가 친구이기도 한, 세기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은퇴시절을 그린 작품으로 오페라 <카르멘>을 영상으로 옮기는 작업을 중심으로 한 주인공의 열정과 삶을 담았다. 마리아 칼라스는 '오페라의 성녀'라 불린 그리스 출신의 프리마돈나로,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가 케네디의 미망인 재클린과 결혼하기 전에 연인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래의 허울뿐인 전기영화들과는 달리, 60년대의 촬영방식과 오버랩을 고수하여 주인공을 추억하는 어르신들을 배려한 점이 우선 손꼽을 만하다. 그리고 음악의 시각화 및 오페라와 영화 사이에서 적절히 리듬감을 유지한 균형 잡힌 연출 및 편집실력은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하지만, 인트로의 튀는 경쾌함과 중심사건과 별 상관없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전체 흐름과 어긋나 영화의 중심을 흔든 점이 아쉽다. 또한, 립싱크를 연출할 수밖에 없는 설정이자 주인공이지만, 나로서는 <가면 속의 아리아>에서 느낀 아쉬움을 한 번 더 삭혀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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