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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잠>[웨이트오브워터]폭풍속에 감춰진 치명적인 실체는.. 웨이트 오브 워터
nabigam 2002-03-20 오전 11:50:27 895   [1]
인간의 감정이란 호수속에 갇혀버린 탁한 물과 같다.
평소에는 지극히 고요하고 엄숙할 정도로 잔잔해
지그시 눈을 감고 그 평안함에 몸을 의탁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지독한 평범함은
까닭없는 불안에 시달리며 변화없는 시간속을 휘젖다가,
외부의 자그만한 자극에도 심하게 물결치며
탁한 호수바닥에 깔려있는 치명적인 추억들을
끄집어내 고통스러워하다가
그 호수의 경계선을 훌쩍 넘는 실수를 저질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일종의 "살인"같은 형태로 표출됨으로써
결국 본인은 더이상 되돌릴수도 없는 상태로 전락되는 것이다.

실제 있었던 외딴섬 스머티노즈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웨이트오브워터"는 도끼살인사건에 살아남은 생존자인
한명의 여인을 중점으로 전개되어진다..

밀폐된 외딴섬으로 남편과 이민온 노르웨이인 마렌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끄러운 바람에 익숙해질수록
점점 표정없는 일상적이고 변화없는 고독에 순응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어느날 그렇게 좋아하던 오빠가 사랑하는 여인과 찾아오자
가슴속에 숨겨진 무언가가 격렬하게 소용돌이치는 것을 느끼고
남편과 오빠가 돌아오지 않던날 언니와 올케를 죽인 살인자를
찾아내어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그녀또한
이유없는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린다.

그리고 수많은 시간속에서 과연 처형당한 자가 살인자일까
라는 의문이 깃든 동안 1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다..

감독은 여기서 독특한 시각적 관점을 드러내어 보인다.
즉 과거와 현재를 교묘하게 교차시켜
현재 주인공인 진과 남편과 시동생 애인인 애덜라인과의 삼각관계를
살며시 살인관계에 버물려 버린다.
마치 살인사건의 관계자들이 다시 환생하여 현재에 나타난것처럼
영화는 시종내내 현재와 과거의 동질감을 찾아보라고
끊임없이 관객을 종용하며 자극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영화가 자칫 가져다줄 지루함을 희석시키고
관객의 묘한 호기심을 부추키어 시종내내 긴박한 숨소리를
어두운 극장내에 새겨둔 것이다.

웨이트오브워터는 일종의 이성이 짓누러버린
인간본능의 경계와 같다.
누구에게도 고백하지도 해결하지도 못한채
감춰버린 어두운 비밀이 타인에 의해 드러나자
그 감정은 폭발할 것 같은 폭풍우처럼
스스로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고
결국은 되돌릴 수 없는 이성의 경계를 넘어
본능적인 악의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형의 재능을 질투하며 빈정거리는 동생이나
남편의 사랑을 의심하다 결국 그 매력적인 여인의 위험을 무시한 아내나
본능적인 끌림을 아내를 이용하여 막으려는 남편,
그리고 그늘진 과거의 사랑에 집착하는 마렌 모두
그런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놓여있는 사람들이라고
감독은 말한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진이 남편을 구하려 물에 빠져들자
과거에 이미 죽어버린 마렌과 카렌을 조우하는 장면은
감춰진 자신 내부의 어두운 진실과 부딪치게 된것과 동일한 것이 아닐까?

솔직히 영화가 매우 어려웠기때문에 나는 아직도
감독이 전하려는 뚜렷한 메세지를 잡을 수는 없지만
연신 담배를 피며 과거를 네모난틀에 잡아
현재를 연속시키려는 감정을 탁월하게 연기한 캐서린맥코맥과
첫사랑의 실의와 암울함에 빠진듯한 표정에 매력적인 여인의 유혹에
순간순간 휘둘리는 시인역에 어울렸던 숀펜과
어두운 과거속에 사로잡혀 무표정한 고독에 익숙했던
과거의 여인인 사라폴리의 그 무뚝뚝한 연기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약 원작을 책으로 읽었다면 좀 더 실감있게 느꼈을만큼
스크린을 바라보는 시종내내 안개젖은 거리를 걷는듯한 그 막막함은
내 영화를 보는 눈의 한계를 실감하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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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e65
내 영화를 보는 눈의 한계를 실감하게 하기도 했다..
  
2010-08-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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