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커밍 제인 : 자신의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산 제인 오스틴을 만나다
지난 해 개봉한 <오만과 편견>을 보고 기대에 비해서는 실망이 큰 편이었다. 원작이 왜 인기가 있었는 지 전혀 이해하지 않고 봤기에 그저 그랬던 느낌이랄까. 같이 본 지인은 정말 좋았다고 하지만 실은 난 그런 생각이 별로 안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마침 올해 상영되었을 때 영화관에서 원작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비커밍 제인>이 개봉한다는 소식에 어떤 느낌으로 보일 지 궁금해서 본 영화.
STORY
혼기 꽉 찬 나이에 남자보단 글 쓰는 것을 더 좋아해 부모님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는 제인 오스틴. 그런 그녀 앞에 톰 리프로이라는 사내가 나타난다. 겸손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 볼 수 없는 오만함을 가진 최악의 남자다. 산책길에서, 도서관에서, 무도회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그와 티격태격 신경전을 벌이다 그만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 그녀에게 부와 명예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귀족 집안의 위슬리가 청혼해 와 자신은 물론, 식구들 모두 가난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 리프로이와 가난을 벗어나게 해 줄 완전한 남자 휘슬리. 두 사람으로 인해 기로에 선 제인. 과연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비커밍 제인의 매력
- <비커밍 제인> VS <오만과 편견> 비교해보는 즐거움
이 영화는 <오만과 편견>의 작가인 제인 오스틴의 생애를 그린 영화이다. 그런 측면에서 그녀와 그녀를 둘러싼 삶의 모습은 <오만과 편견>과 너무나 많이 닮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두 영화를 보는 내내 비교해보면서 이를 생각하는 즐거움이 있다. 굳이 <오만과 편견>을 안 보았다 해도 그리 문제될 것은 없다. 왜냐하면 이 영화에는 소설 <오만과 편견>에 관한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담아두고 있으니까. 영화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그런 재미를 느꼈기에 <오만과 편견>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에 개봉했었던 영화 <오만과 편견> 때는 그저 단순한 느낌이었다면 이 영화를 통해서 오히려 <오만과 편견>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다는 점이 흥미롭게 생각되었다.
- 실화라는 이름의 강력한 무기
대개 실화를 영화화 했을 때 어느 정도 아느냐에 따라 달라 보인다. 만일 <오만과 편견>을 몰랐다면 조금 더 달라 보였을지 않을까 싶지만, 제인 오스틴이란 이름의 유명세와 그녀의 삶 자체의 모습이었기에 더욱 관심이 갔던 건 지도 모른다. 만일 실화가 아니었다면 그만큼 더 호기심과 관심을 주기 힘들지 않았을까. 그런 측면에서 실화를 영화화한 측면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영화다.
- 제인 오스틴의 성장기와 그 시대를 산 여성들의 일생
이 영화에서는 제인을 비롯해 그녀의 언니와 어머니, 돈 많은 미망인 친척, 자신이 존경하는 여류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여인이 등장한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그에 따라 살아간다. 결국 제인은 자신의 삶이란 테두리를 넘어 그들 속에서 인생과 삶을 통해 비로소 제인 오스틴으로 성장해 나아간다. 그런 측면에서 여기 등장하는 이들의 각각이 바로 영화의 또 다른 묘미다.
- 너무나 매력적인 그녀, 앤 해서웨이
앤 해서웨이란 배우를 눈 여겨 보게 된 건 아마도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일 것이다. 그 전까지는 그녀의 존재감을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그런 내 기억으로는 전작의 유명세 때문인지 현대물에 너무나 잘 어울렸던 그녀이기에 과연 고전물에 얼마나 잘 어울릴까 하는 생각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보여진 그녀는 <오만과 편견>의 키이라 나이틀리 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는 사실이다.
비커밍 제인을 보고
- 자신의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산 제인 오스틴을 만나다
난<오만과 편견>이란 소설을 읽은 적이 없다. 그나마 본 것이라곤 영화가 고작이다. 그리고,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그리 관심도 안 갔던 편이기에 어떤 모습인지도 알지 못했다. 다만 이 영화가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제인 오스틴의 삶을 본 것은 여러 의미로 새로웠다는 사실 정도.
이 영화에서 보이는 제인 오스틴의 생애는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보다 더 격정적이고 파란만장한 모습을 보인다. 소설은 특정 부분에서 결말이 있지만, 인생은 그런 면에서 한 시절을 가지고 결말을 맺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삶은 더욱더 강렬해 보였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생애는 그 시대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선보인 소설은 다른 이들에게는 새로운 의미와 가치로 전해졌던 건 아닐까.
자신의 소설보다 더 파란만장하고 드라마틱하게 산 제인 오스틴. 그녀의 삶을 느낄 수 있었던 것 만으로 좋게 다가왔던 영화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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