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장면중 캐롤(니콜 키드먼)이 벤(다니엘 크레이그)의 초대로 파티에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인과 논쟁식으로 질의문답을 주고 받는부분이 있다. 국가분쟁이 해결되고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 즉 이상향인 유토피아의 이상적인 이론을 이야기하는 러시아인의 이야기속에는 뼈가 있다. 동기가 주어지면 누구나 범죄를 저지를수 있다는 이야기를 포함해서 말이다. 캐롤은 인간은 진화해 왔고, 그만큼 의식이 변화해 왔음을 강조하며 얼버무리지만 동물적 본능이 인간에게 존재함을 인정함을 전제하에 둔다.
캐롤과 신체강탈자가 된 터커(제레미 노담)의 대화, 그리고 후반부에 역시 신체강탈자가 되버린 벤과 캐롤의 대화에서 알수 있다. 즉, 인간들은 스스로의 동물적 본능과 개인이 가지고 있는 욕망에 의해 벌어지는 각종 충돌과 분쟁등을 신체강탈자들은 평화롭게 하나된 마음으로 살수 있는 구원자로서의 역활을 한다는 침략자로서의 존재가 아닌 구원자로서의 측면을 강조한다. 영화의 마지막 벤의 외침이 캐롤의 귓가에 러시아인이 말하던 이야기가 떠오르는 순간, 구원자들로 자청했던 신체강탈자들에 의해 세상이 바뀌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을 가능하게 된다.
인류의 멸망이 오기전에 바뀔수 없는 세상에 평화를 가져온다는 유토피아적인 세계관을 가능하게 만들수 있었던 존재가 아니었을까 하는 무서운 상상,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 거부하게 만든다. 자율의지가 아닌 의식의 일체화가 가져오는 것은 진보가 아닌 퇴행을 가져와 오히려 자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이 가진 보아 나은 생활을 영위할수 있는 앞으로의 희망이 인류를 미래로 이끌어 준다는 생각에 내가 가진 기대는 더 크다는 여운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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