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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아름다운 공포영화..... 기담
ldk209 2008-01-06 오후 10:11:45 2137   [9]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포영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 무조건 무서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과도한 음향과 충격 효과, 상상력이 부재로 난무한 사다코 혼령들... 그 동안 한국 공포영화들의 문제점을 이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기담>은 분명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희망일 수 있을 것이다. 처음 <학교기담>에서 시작한 제목은 <기담>이 되었고, 감독도 친형제 감독에서 사촌형제 감독으로 바뀌었으며, 시공간을 오가는 이야기도 안생병원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수정되었다. 그리고 김태우를 제외한 모든 출연진도 새로운 출연진으로 교체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국형 공포영화의 새로운 희망 <기담>은 탄생되었다.

 

때는 유신 말기인 1979년, 한 대학의 의과교수인 정남은 딸이 발견한 오래된 안생병원의 앨범을 발견하고는 이후 자신의 인생을 규정지은 안생병원에서의 오래된 일들을 반추하기 시작한다. 오래 전 얼굴도 보지 못한 정혼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정남(진구)은 안생병원 원장으로부터 일주일간 시체실 근무를 지시 받는다. 마침 그날 강물에 몸을 던진 여고생의 시체가 들어오고, 정남은 아름다운 그녀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두드러진 건 죽은 영혼과의 결혼식 이후 하룻밤 꿈처럼 흘러가는 일생을 표현한 장면이다. 어쩌면 이 영화 전체의 이미지를 결정 지은 이 장면은 아름다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정서를 극한으로 밀고 올라간다. 그리고 달팽이로 표현되는 공포의 이미지까지.

 

두번째 에피소드는 젊은 의사 수인의 이야기다. 부모가 모두 사망한 교통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녀(고주연)를 보살피는 수인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소녀가 안타까운 마음에 정성껏 보살핀다. 소녀에게는 피에 물든 어머니와 아버지가 공포스럽게 찾아오고 차에 치어 죽은 아이를 업은 할머니가 어둠과 함께 찾아온다. 그러면서 모두가 죽은 비참한 사고는 비극적 사랑이 낳은 결과물임이 밝혀지는데, 어쩌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된다. <기담>에서 두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공포스런 장면이 많이 개입되어 있고, 따라서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조금 과도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안생병원에서 일을 하면서 학생들도 가리치는 인영(김보경), 동원(김태우) 부부의 이야기다. 이 에피소드는 "그 때까지 아내의 그림자가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동원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사실 일반적인 공포영화라고 한다면 이런 사실을 뒷부분에 배치하여 충격의 강도를 높이려 했을 것이다. 기존의 한국 공포물과 <기담>의 차이는 바로 이런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어쨌거나 관객은 인영이 실은 일본에서 사망했으며 그녀의 영혼이 동원 옆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믿게 되지만, 얘기가 진행되면서 인영은 동원이 되었다가, 다시 인영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며칠 동안 벌어졌던 기담의 주요 인물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정남의 마지막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형식적으로는 마치 옴니버스 같은, 그러나 분명히 옴니버스는 아닌 <기담>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매우 우아하고 아름답다. 1942년 일본 식민지 시대의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기담>의 미장센은 매우 기묘하고 독특하다. 그리고 안생병원을 배경으로 해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괴상하지 않은 말그대로 기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어릴 때 불을 꺼 놓고 친구들끼리, 또는 친척들끼리 모여 앉아 나누던 어두운 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여자의 그림자가 없더래" "꺄악~~~~"

 


(총 1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2
ldk209
여기저기 기사보니 나오더군요...   
2008-01-18 18:22
ffoy
엇,,, [기담] 제작에 있어 그런 비화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2008-01-15 09:2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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