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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벤디츠] 내일을 향해 쏴라가 연상되는 은행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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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디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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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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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25 오후 4:4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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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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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을 앞두고 있는 배리 레빈슨 감독의 신작 <밴디츠(Bandits)>. 밴디츠(Bandits : 무법자, 산적 강도, 갱)의 사전적인 뜻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은행강도 행각을 벌이는 무법자들의 이야기다. 은행 강도행각을 벌이던 무법자의 이야기들은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은행강도 영화의 고전인 조지 로이 힐 감독의 1969년작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가 제일 먼저 생각나고 1991년작 <폭풍 속으로(Point Break)>라는 영화도 있었다. 부분적 이기는 하지만 은행을 터는 장면이 있는 영화 <히트(Heat)>가 떠오른다. 이 외에도 많은 영화들이 은행에서 돈이나 다이아몬드 류의 보석을 터는 장면으로 관객을 긴장과 스릴 넘치는 세계로 안내하곤 했다. 각각의 영화들은 은행강도를 소재로 한 만큼 그 범죄행각의 독특성이 영화가 관객에게 주는 재미의 관건이 된다. 특히 현대로 넘어오면서 많은 기술의 발달이 있었고 그런 기술의 발달로 인해 첨단의 보안장치가 생겼기에 작은 금액이던 많은 금액이건 어떻게 기발한 아이디어로 범죄 행각을 벌이는 지가 그 영화의 성공의 관건이 되곤 한다.
영화 <밴디츠>에서의 범죄수법. 영화 속 두 주인공 조와 테리가 벌이는 범죄수법은 그리 특별나지는 않지만 기발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들의 수법은 ‘숙박 은행 강도단(Sleepover Bank Robbery)’. 그러니까 그들은 목표로 한 은행의 지점장 집을 알아보고 은행을 털기 전 날밤 그의 집을 점거, 그들의 가족과 하룻밤을 함께 지낸 후 다음날 아침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은행에 침입하여 은행을 터는 기발한 방법으로 은행강도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며 유명(?)인사가 되고 사업도 날로 번창한다.
그들의 인생에 뛰어든 여자 케이트 그녀는 부유한 집의 근사한 남편과 살고 있는 여성이다. 하지만 신나게 요리를 하여도 바쁜 남편은 같이 식사를 해줄 여유가 그는 그녀의 기분이 어찌되었던 관심이 없다. 따분한 결혼생활의 침통한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나간 케이트가 우연히 테리를 자동차로 치이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것을 계기로 그녀는 그들 3인조(테리, 조, 하비) 은행털이 단의 일원이 된다. 여지껏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조신하게 생활하던 그녀의 인생에 거칠지만 로맨틱한 조와 섬세하고 배려깊은 테리가 모두 매력적으로 다가와 그들은 묘한 삼각관계를 이룬다.
영화의 두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나 그들의 틈에서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는 구조로 보아선 영화는 <내일을 행해 쏴라>의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 그리고 그들의 연인 에타의 삼각관계를 연상케 한다. 한가지 범행 수법만을 고집하며 범행을 하지만 그들은 신출귀몰하고, 범행을 할 때마다 변장을 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인다. 그런데 어쩐지 그들의 모습은 세련되다기 보다는 고전적이라는 생각이다. 교통사고로 우연히 만난 여자가 그들과 우연히 하루밤을 보내면서 그녀를 유혹하고 사랑에 빠지는 조의 모습이 또한 고전적이다. 우연한 사고로 인해서 그들의 범행 행각에 위기가 발생하게 이로 인해 발생되는 테리와 케이트의 로맨스는 우연이라기 보다는 어째 필연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조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테리의 모습도 고전적이다.
연출방식. 영화는 묘한 연출 방식을 갖는다. 영화 <스워드 피쉬>에서처럼 초반 범인은 경찰과 대치중이다. 따라서 관객은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에 대해 궁금해 할 것이다. 일단 사건을 보여주고 설명을 한다는 식이다. 한명의 방송 아나운서가 그들의 범죄행각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시점은 자연스럽게 조와 테리가 감옥에 있던 과거로 옮겨지게 되고 그들이 초반의 은행에서 경찰과 대치하기 전날 아나운서를 방문하여 그와 인터뷰를 했다는 화면을 중간중간에 삽입하며 그 다큐멘터리의 사실감을 부여함과 동시에 그들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해주는 두가지 효과를 갖는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구조의 연출방식이다.
삽입곡. 영화에선 80년대 히트곡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 아마도 팝송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적재 적소에 그 영화의 상황에 맞게 제대로 삽입된 사운드 트랙을 보고 있노라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따분한 생활에 활기를 찾고자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미친듯이 요리를 하고 있는 케이트의 모습 뒤로 흐르는 보니 테일러의 “Holding out for the hero”, 그녀의 마음도 모른 체 저녁을 마다하고 외출을 하는 남편 때문에 상심해서 드라이브를 나간 그녀가 듣는 노래는 보니 테일러의 “Total Eclipse of the heart”. 이 노래는 그녀와 첫날 밤(?)을 함께하는 조가 그녀와 눈이 맞(?)는 계기가 되는 노래가 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그들의 경쾌한 범죄 행각이 벌어질 때 흘러나오는 U2의 <It’s a beautiful Day>나 조와 테리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케이트를 유혹하기 위해 단둘이 바에 갔을 때 테리가 선곡하는 곡은 <Just a two of Us>. 누가 음악을 선곡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발생할 정도로 절묘한 선곡이다. 이 절묘한 음악의 선곡은 이 영화의 매력에 한껏 일조를 할 뿐 아니라 앞에서 말했던 고전적인 분위기를 더욱 가중시켜준다.
엔딩.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아마도 이보다 더 좋은 해피엔딩이 없다 생각될 정도로. 묘한 삼각 관계를 이루던 조, 테리, 케이트 이 세 사람도 모두 행복한 모습으로 엔딩을 맞고 그들이 소원하던 멕시코에서 호텔을 개업하고 영화 내내 이들의 그늘에 가려져 들러리가 되었던 운전병(?) 하비 조차 멋진 여성을 만나서 결혼을 하게된다. 물론 그들의 범죄행각은 감옥엔 갈 필요가 없는 방법으로 마무리 되어지고 그들은 그들이 한탕(?)한 돈으로 평화롭게 여생을 보낼 것이다라는 엔딩이다. 굉장히 깔끔한 엔딩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주인공들이 멋지게 경찰들의 수사망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옛 영화 <스팅(Sting>)을 참고하는 등 이 역시 고전영화의 분위기를 벗지 못한다. 영화 속에서 내내 들러리였던 하비가 왜 그들의 범죄행각의 일원으로 그들과 동거동락 하였는지의 의문은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풀리고, 어쩐 일인지 하비의 주변을 맴돌던 핑크색 옷을 입은 여인이 난데없이 그들의 범죄행각에 참여하는 등 깔끔한 엔딩을 위해 여러가지 장치들을 영화 중간중간에 뿌려놓았었다. 그런 장치들은 그다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쨌던 이런 류의 영화는 마무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잘 짜여져 있어서 재미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도 공연을 하는 배우들의 열연과 배역에 대한 해석이 돋보인다. 숱이 없는 긴머리를 흩날리며 다혈질적이지만 로맨틱한 조의 모습을 멋지게 연기한 브루스 윌리스, 신경이 예민하고 소심하지만 여자에겐 사려깊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테리역의 빌리 밥 손튼은 각각의 대립되는 캐릭터를 조화롭게 잘 연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가운데에서 무게 중심을 잡아야 하는 케이트 역의 케이트 블란쳇의 열연은 돋보인다. 마음엔 정열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억누르고 우아한 모습을 보여야만 하는 상황 때문에 늘 우울한 그녀가 자신도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불꽃 같은 열정을 느끼게 해줄 멋진 남성을 만나게 되면서 삶에 활력을 찾는 그녀의 모습을 멋지게 연기해낸 그녀의 매력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영화 <밴디츠>는 위에서 열거한 묘미들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옛날 영화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더구나 80년대 팝송에 대한 향수를 지닌 사람들에겐 아주 즐거운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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