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사랑이야기를 먼 발치에서 담담하게 담아내는 허진호의 세번째 사랑이야기..
허진호식 화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반가운 영화이겠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감정을 따라가기위해 스스로 노력해야만 하는 조금은 지루하고 힘든 영화가 된 것 같다..
배용준과 손예진이라는 멜로에 딱 어울리는 한류스타의 공연만으로도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있었지만, 오히려 이런 작품외적인 화제성이 그의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는데 방해가 된것은 아닌가 싶다. 자연스러운 연기보다는 감정을 포장해서 전달하는 연기스타일을 가진 두 배우의 영향력이 그의 연출스타일에 방해가 된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에 이 작품이 들어가게 된 것이 꼭 그에게 마이너스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한류의 주역인 배용준 효과로 일본에서는 상당한 수입을 거둠과 동시에 일본에 그의 작품을 알리는 효과마저 얻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일본에서의 성공이 배용준 효과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국인 특유의 터트리는 감정연출을 절제하면서도 감정을 세밀하게 건드려 잡아내는 그의 연출스타일은 오히려 일본의 멜로에 더 가까워 그들에게 더욱 공감을 얻기 쉬운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일본내 적절한 지명도를 가진 배우와 다시한번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찍어 일본을 노크한다해도 어느정도의 반응은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라 생각된다.
어찌보면 홀가분해진 여자와는 달리 2중의 짐을 안고가게된 남자의 미래가 불안하면서도 안타까웠다. "내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이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져보아도 적당한 답이 생각나지 않는 현실이 곧 감독의 고민이었을 것이고, 이런 공감대가 조금은 확실치 않은 결말을 만들어낸 감독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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