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방송국의 아나운서 비르질은 TV 토크 쇼를 통해 혁명에 관한 대담을 준비하지만, 출연자들의 사정이 여의치 않자 급하게 두 명을 섭외한다. 산타클로스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엉뚱한 할아버지 에마노일과 술주정뱅이 역사 선생 마네스크. 초반 그들의 캐릭터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본격적으로 본론에 접어드는 영화는 한정된 스튜디오 안에서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한다. 그러나 거창한 화두는 세 사람의 엉뚱한 발언으로 탈선하고, 토크 쇼는 점점 난장판으로 치닫는다.
루마니아 역사의 암울했던 시기를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코르넬리우 감독은 한적한 마을 풍경으로 영화의 문을 열고 닫는다. 역사의 거대한 소용돌이가 몰아쳐도 소시민들의 일상은 변함없다는 의중이 반영된 까닭이다. 어쩌면 거대한 역사조차 일반인들에게는 단지 '일상의 하루'다. 루마니아 역사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