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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에겐.. 가면
rudesunny 2008-01-08 오후 3:12:23 1612   [7]


* 글 속에 스포일러가 들어 있지만 영화의 감상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태도는 여전히 이중적이다. 과거에 비해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막상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성적 소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사람들은 당황한다. 양윤호 감독의 작품 <가면>의 중심에는 성적 소수자들이 겪는 내면의 아픔이 묻어있다.

스릴러 영화의 소재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잠깐만 생각해도 답을 알 수 있는 문제다. 정답은 ‘연쇄살인’. 실상 흔하다고 할 것도 없이 거의 모든 스릴러 영화에는 살인장면이 등장한다. 등장인물의 고뇌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가면>은 세상의 윤리가 끌어안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 ‘정상’인 척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부끄럽게 만든다.


10년 전 일어난 한 폭행사건에 연루된 남자들이 연이어 살해되면서 시작되는 <가면>은 어긋난 사랑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대다수 사람들은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빨리 포기하거나 잊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랑은 감정의 영역이기 때문에 쉽게 단념되지 않는다.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사랑이 그렇다.

<가면>은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죄의식을 표현해낸 작품이다. 시작부터 잘 설계된 복선과 반전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캐릭터의 관계가 다 밝혀진 뒷부분에서 영화는 또 한 번 관객의 허를 찌른다. 배우들의 숨겨진 또 다른 모습을 이끌어내는데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양윤호 감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스릴러적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섬세한 감성 또한 놓치지 않았다.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도 상당하지만, <가면>은 주인공 본성에 초점을 맞춘 심리 드라마에 가깝다.

사회가 용납하지 않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스릴러라는 외피를 입고 있지만 <가면>이 더 중점을 두고 싶었던 것은 금지된 사랑의 끝까지 달려갔던 사람들의 격정적인 이야기다. 영화 <가면>에는 편견에서 시작해 진실로 다가오는 사랑의 깊은 속내가 가득 차 있다. 사랑에 대한 진실과 거짓, 인간 관계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인간 내면의 본성이 스크린 위에 가식 없이 그려진다.

<가면>의 백미는 배우들의 연기다. <해안선> <실미도> <태풍태양> <경의선> <식객> 등 비교적 독특한 색깔의 영화를 선택해온 김강우는 <가면>에서 과거 한 남자를 사랑했던 비밀을 간직한 강력반 형사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보인다.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를 숨기고 있는 김강우와 미묘하게 대립하고 있는 김민선이나 그간의 귀여운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성숙하고 여성스런 캐릭터를 선보인 이수경의 연기도 드라마에 긴장을 더해준다. 지나치게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에 웃음을 불어넣는 박원상, 최덕문, 전창걸의 연기도 기억에 남는다.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고 나면 <가면>이란 제목을 곱씹게 된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감독의 메시지가 담긴 은유적 표현이다. 영화는 이윤서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에서 진실로 강한 것은 계산된 사랑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의 당당함이라고 말한다. 이윤서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도망가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고, 그것이 파괴나 파멸을 불러일으킬지라도 그 욕망의 극단까지 질주하고자 한다. 그들을 표현하는 감독의 시선이 불편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가면>은 당신에게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낌없이 내던질 수 있는 사람들의 진심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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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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