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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 역도산
hongwar 2008-01-08 오후 10:45:56 1974   [0]
나름대로 다들 재미있게 봤습니다. ^-^; 주관적인 의견입니다만, 역도산이 욕망에 사로잡혀 조선인임을 밝히지 못한 비굴한 사내라는 점은 이 영화의 큰 마이너스로 작용하겠지만, 역사적 관점이 아닌 영화적 관점에서 보면 플러스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영웅=인격자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 설정이, 어찌보면 영화의 작품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앗, 흥분하지 마시고 천천히 보아주세요;ㅂ; 바람의 파이터를 조금 인용해보자면, 주인공 최배달은 끝까지 조국을 저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조선인'으로서 살아간 반면에, 역도산은 조선인임을 숨긴 채 자신의 욕망만을 쫓아 철저하게 일본인의 영웅으로 살아간 인물이지요.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저도, 어느 누구도 역도산이라는 인물에 대해 관대한 시선을 보낼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애국심하면 지지 않을 민족,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니까요. 그러나 제 경우엔, 영화적 관점에서 보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매국노지만, 영화적 관점으로 볼 때 정말 중요한 건 자존심 다 죽이고 개거품 물어가며 살아보겠다고 애쓰다 효용이 다함으로 제거될 수밖에 없었던 서러운 인생을 살다 스스로 파멸해 간 한 남자의 모습일지도. 때문에 저는 역도산의 내면세계를 잘 표현한 설경구씨에게도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설경구씨는 좌절이나 불안같은 감정기복의 선을 손동작 하나, 스쳐지나는 표정 하나에서 세심하게 찾아내어 무표정한 역도산의 내면세계를 은근하면서도 애매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전했습니다. '역시 설경구다'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영화 중간중간에 비추어진 친일적인 뉘앙스의 장면들. 예를 들어 샤프 형제와의 대결 시퀀스에서 일본인들이 '일본 만세'를 외치며 열광하는 장면이나 끝내 한국인임을 감추는 역도산의 모습 등. 관객들의 동조는 커녕 불쾌감마저 조성할 수 있는 그런 장면들을 송해성 감독은 왜 계속해서 스크린에 담았을까요? 송해성 감독이 국민들의 의식 속에 자리잡은 반일감정의 여파를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 굳이 그런 장면들을 넣었다는 건- 음, 생각하는 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감독은 그런 장면들을 통해 '일황 아래 역도산'을 강조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승리의 철학에 너무 집착한 남자의 내면적 피폐화'와 '조국을 향한 일말의 서러움'을 '일본인들의 환호'를 이용해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전 불쾌감보다는 연민을 느꼈거든요. 이 영화가 평가절하되는 주된 이유가 역도산의 매국노질에 있는 것 같은데 제 의견으로는, 영화 전체의 작품성은 폄하될 게 없을 뿐더러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역도산에 대해 비평을 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틀렸다고 생각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역사 속 매국노 역도산에게 초점을 맞추신 분들은 비평하실 수도 있는 거고, 저처럼 영화 속의 인간 역도산에게 초점을 맞추신 분들은 호평하실 수도 있는거죠. 아니면 영화적 관점으로 봤는데도 역시 비평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는거구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건 다르니까요. 그저 저는 '역도산이 재미있었다'라는 것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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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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