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첫부분에도 나오는 강모림씨의 만화 '10,20 그리고 30' 원작인 이 작품은, 이 영화의 감독의 전작 '싱글즈'에서도 그랬듯이, 언제부턴가 한국영화에서 자주 보이기 시작하던 여성영화, 그것도 성과 솔직함을 내세운 영화이다.
'뜨거운 것이 좋아'라는 제목이 우선 이 영화를 여러모로 끌어당기는 힘이 센데, 사실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이다. 그런데 영화는 15세와 18세의 수위를 좀 오가는 느낌이다. 강하다고 하기에는 좀 약하고, 애들영화라고 치기엔 내용적으로나 여러모로 좀 수위는 있다는 말씀.
포스터만 보자면, 이미숙,김민희,그리고 원더걸스의 귀염둥이 안소희까지. 이 세여자의 비중이 아주 동등할 것 같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영화의 나레이션을 포함 영화의 중심과 공감은 20대후반인 '김민희'에게 맞춰져있다. 기자들이나 이 영화의 평들에서 이 영화는 '김민희의 재발견'이다라는 말이 나올때부터, 으례 그러는 말이 아닐까 싶었는데, 아니다. 영화를 보면 정말 김민희의 영화다라는 느낌이 많이 나고, 또한 그녀의 연기 일취월장 공감이다. 아무리봐도 이 영화는 김민희의 영화임이 강하다.
따지고보면, 10대의 안소희. 20대의 김민희. 30대막바지의 이미숙. 이 분들의 역할이 딱딱 나눠진 느낌이다. 소희는 영화의 귀여움과 풋풋함을 전해주는 10대, 김민희는 이 영화를 가장 많이 찾을 20대여성들의 현재와 미래의 심경을, 그리고 이미숙씨는 이 모든 시기를 거쳐간 30대 막바지으로써의 모습을.
그들 각자가 10대의 풋풋한 뜨거움,정신없는 20대의 뜨거움, 그 뜨거움을 놓치고싶지않은 30대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이 영화는 '싱글즈'에서도 그랬듯이, 보는 이에게 공감을 느끼게해주지만 또한 영화의 기운을 잃지않는 '유머'또한 곳곳에 포진해놨다. 바로 그 점이 이 영화를 가볍게 즐기기에도 좋은 바다.
이런류의 영화가 그래왔듯이, 아쉽지만 이 영화에선 번듯한 남자도 찌질한 남자도 뜨거운 그녀들에겐 그녀들의 앞길을 막을수 없는 주변인에 머문다. 남성영화에서는 오히려 반대이겠지만, 뜨거운 기운을 가지고 사는 그녀들은 아무리 잘난 남자들도 그녀들을 잡을수 없다. 또한, 이 영화의 결말 또한 많은 여성영화에서 그려졌듯이 그녀들의 길을 꿋꿋이 가는, 혹은 감독의 전작 '싱글즈'에서도 보여졌듯이, 그리 새롭거나 어찌보면 '싱글즈'에서 크게 한발 나아간 것없는 결말이기도 하다.
영화속의 김성수와 같이 회계사에, 미국시민권자에 그녀만을 사랑해주고 이해해주지만, 뜨거운 20대의 김민희는 그를 잡지않는다. 자신의 뜨거운 본성을 버릴수없으며 무시하며 살아갈순없는것이다. 현실에서도 많은 여성들이 과연 영화에서처럼 그럴까?
뜨거운 자는 뜨거운 자와, 혹은 뜨거운 자는 차가운 자와.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다. 그 중에서 자기 짝이 있다면 만나겠지. 그 짝이 남자든 여자든, hot하든 cool하든 뜨거운 그녀들을 좋아한다면 언젠간 이뤄지겠지. 그 때까진 그녀들의 세상이다. 이러한 뜨거운 그녀들이 좋은가?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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