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스포일러성 내용이 있습니다. 참고 하시길
2004년에 등장한 avp는 기대의 일부분만을 충족시켜 주었다.
특히나 프레데터 매니아 였던 내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한(?) 영화 이기도 했다.
에이리언 한마리에게 프레데터 둘이 허무하게 패하는 장면이라니....
그런 의미에서 avp - r 은 제대로 된 프레데터의 위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니아들에게
매우 반가운 영화가 될 것이다.
이번 avp - r 은 에이리언 보다 프레데터 팬들의 입맛에 맞게끔 제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작정이라도 한 듯 영화는 공상과학 호러의 장르 규칙을 무너뜨린고 (왜 이런거 있지않나? 할리우드 영화는 어린이나 임산부 노약자등은 죽이지 않는다는.... 여튼 직접보시라~) 사방 천지를 피로 물들이는 잔인함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여기에 속편이 내민 최고의 빅카드는 바로 프레데터와 에이리언의 하이브리드인
프레데일리언이다. 이와같이 속편은 전작에 성원을 보냈던 관객들은 물론 그에 실망한 기존 시리즈의 팬들까지 끌어들일 만한 요소들로 무장을 하고 나타났다.
거기에 기존 시리즈가 구축해 놓은 에이리언과 프레데터의 캐릭터 묘사에 충실한다.
여전히 떼로 몰려다니며 사람들을 해치는 에이리언 무리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단체보다는 단독행동을
즐기는 고독한 사냥꾼 프레데터 이번 속편에 등장하는 프레데터는 전작에 나온 견습생이 아니라
그야 말로 베테랑에다 일당백의 전사로 묘사된다. -영화가 끝날때 까지 줄잡아 열마리도 넘는 에이리언들을 해치움- 여기에 마지막 가장 강한 상대와 싸울때면 모든 무기를 버리고 가면을 벗은채 싸우는 프레데터의
끝모를 자신감 까지~ 다만 아쉬운건 프레데일리언과 프레데터의 대결이 다소 어정쩡한 무승부로 마무리
되었다는 점이다. 그 이외에 하수구나 병원에서 벌어지는 액션장면들이 던져주는 긴장감과 두 외계인들의
박진감 넘치는 육탄전은 좋았다.
여튼... 이 영화는 감독이 의도했던 아니건 간에 정치적인 내용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avp - r 은 지난 9.11 사건이후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공포와 심리적 공황상태에
주목을 하고있다. 그러니까 막강한 경제, 군사력으로도 자신들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불안감을 외계인의 습격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우회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는 정부와 군대의 지시에 충실했던
시민들이 핵폭탄의 낙하와 함께 허망하게 희생되고 퇴역군인의 주장에 따라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
주인공들이 살아남는 부분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
영화속 거니슨시의 주민들은 무슨 이유로 정전이 되었고 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지 무엇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지도 모른채 공포에 떨며 대혼란에 빠져든다. 주방위군이 등장하고 보안관들이
사태를 수습해보려 하지만 별 도움이 되질 않는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적으로 부터의 무차별 공격과 평화롭던 일상의 파괴는 으레 정의로운(?) 미군의 등장과
정부측의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앞에 수습이 되리라 생각 되지만
이 영화는 그런 공식조차 거부한다. 에이리언과 프레데터의 고래싸움에 등터지는 인간들 숫자보다
사태의 확산을 막고자 도시에 핵무기를 날려버리는 정부와 군에 의해 훨씬 많은 민간인들이 죽어버린다는
설정은 지금도 '테러와의 전쟁' 을 외치고 있는 미정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믿음이
전처럼 그리 굳건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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