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적인 또 하나의 포스트 9/11 영화 <미스트>
글쎄, 이 영화를 또 다른 재앙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좀 우스은 표현일까?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여전히 미국은 9월 11일에 대한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헐리웃에서 무수히 많은 9/11 영화가 쏟아져 나온 것은 사실이다.
<우주전쟁> 에서부터 최근의 <나는 전설이다> 까지
이제 미국은 테러와 전쟁 그리고 고립이라는 단어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미국시민들의 모습이 이 영화에는 그대로 담겨져있다.
물론 뉴욕을 배경으로 한 것도 아니고 대규모의 액션장면이나 재난이 이 영화에 포함되어있지는 않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저예산으로 만들어낸 미스테리 공포물이라는 것이다.
설정을 보면 분명 이 영화는 더 부풀려져서 거대한 블럭버스터가 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 영화는 마트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들의 심리를 극한으로 이끌어내면서
호러영화라는 장르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거기에 기괴한 이형생물들의 결합으로
안개속에서 펼쳐지는 이 영화의 분위기는 마음껏 장기를 발휘하고 있는 것 이다.
물론 이런 역할을 한데에는 <쇼생크탈출> <그린마일> 등의 걸작을 남긴 프랭크 다라본트가
다시 한번 스티븐 킹과의 만남을 통해서 색다른 변신을 선보였다는데 그 힘이 클것이다.
사실 로드리게즈의 <플래닛테러>와 크게 다를바 없는 세계관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전혀 다른 스타일의 특이한 존재와의 조우를 통해서 구원의 의미를 묻는 다소 진지한 스타일의
작품이 탄생한 것도 역시 이런 감독의 성향이 잘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고립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긴박감을 펼쳐지기 위해 <본시리즈>나 <킹덤> 같은 영화에서 사용되온
핸드헬드 기법과 줌 같은 기법 등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때로는 이런 하루밤동안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가 감독들의 전작인 아주 세밀하고 꼼꼼했던 전작들의 비교하면
역시 <미스트>는 맞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출연진을 살펴보자 주인공에는 <퍼니셔>에서 복수를 꿈꾸던 남자 토마스 제인이
부성애 넘치는 아버지를 연기하고 있고
<사일런트 힐>의 약간 섹시해보였던? 로리 홀든이 이번에는 작품 때문인지 폭삭 늙은 교사로 등장한다.
주인공들 보다는 조연진의 활약에 더욱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특히 마치 영화 <캐리>의 어머니의 재림 같은
절대적인 종교의 신봉자로 등장하는 마샤게이하든의 연기는 영화의 분위기 내내 아주 잘 어울리면서
명품조연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또한 영국의 재능있는 연기파 배우 토비 존스도 양념같이 톡 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내고 있다.
이 영화의 논란 혹은 반전이라면 반전인 결말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구원과 절망의 세계에서 허우적대는 불쌍한 인간들을 위한 공포에 떠는 인간들의 영화가
이런 장르에서까지도 불편해지는 징후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긴 한다.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프랭크 다라본트의 아주 묵시록적인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 <미스트>
이 영화를 프랭크 다라본트의 휴식기로 여기고 어서 빨리 인간의 희망적인 길을 찾는 아주 멋진 영화를 선보이길 기대해본다.
p,s : 이 영화는 다소 어둡고 칙칙한 색을 표현하기 위해 감도가 낮은 후지필름으로 촬영되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느낄 만화책 <베르세르크>를 추천한다 비슷한 세계가 많이 떠올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