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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늬들이 고생 좀 해라 하하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
redface98 2008-01-27 오후 8:45:23 2118   [5]

080125 / 상암CGV / 혼자

 

내가 에반게리온 TV시리즈를 보고 흠뻑 빠져 버린 건 당연한 결과였다. 새롭지, 멋있지, 예쁘지, 온통 신비주의에, 어마어마한 세계관, 어마어마한 메카닉, 어마어마하게 섬세하고 마니악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스타일. 처음 본 지 10년도 넘은 그 TV시리즈는 <카우보이 비밥>과 함께 내 최고의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손색이 없었다. 그리고 대학 축체 때 무슨 동아리에서 밤늦게 보여준 두 개의 극장판은 나를 너무나 혼란스럽게 만들고 머리가 빠개질 정도로 골치 아프게 만들어 이해불능이라는 딱지를 붙여 저 멀리 넣어 두었었다.

 

그런데 2008년 1월부터 에반게리온 극장판 4편이 차례차례 개봉할 거라는 무지무지하게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개봉날이 되자마자 에바 초호기가 폭주했을 때의 속도로 달려가 극장좌석에 올라탔다. 예전 극장판보다 쉽다는 소식도 좀 마음이 놓이는 부분이었다. 신지처럼 탈 것인가 말 것인가로 고민하는 짓은 절대 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나는 신지가 너무나 못마땅하다. 그 우유부단함과 소심함은 햄릿을 능가하고도 남으리라.

 

하지만 손에 땀을 쥐고 보긴 봤는데 결론은 그냥 큰 TV로 애니메니션 하나 잘 봤다 정도? 오히려 쉬워졌다는데 그 약점이 존재했다는 걸 보고야 알았다. 예전 극장판은 정신분열을 일으킬 것 같은 구조와 스토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에반게리온의 정체성은 확실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었다. 그리고 역시 에바시리즈는 뭔가 대단해 하는 감탄사를 가슴에 품었었다. 그렇다고 이번 개봉판이 정체성을 잃었다는 말은 아니고 단지 좀더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TV시리즈의 축약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씬이 TV시리즈에 본 것들이라 더 그랬다. 기왕 극장판으로 만들었다면 에바를 좋아하던 팬들과 이번에 처음 보게 된 관객에게도 모두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독특함을 새로 개발하여 예전처럼 보는 이를 압도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아직 3편이나 남아 있으니 이번 편이 프롤로그였다면 남은 세 편에서 이번 편에 보지 못한 압도적인 에바를 기대해 본다.

 

추신...그러나 여전히 에반게리온의 생체병기 에바 초호기와 0호기는 멋있었고 사도들은 끔찍이도 무서웠고 신지는......신지는 여전히 우물쭈물 소심한 남자의 전형으로 나를 열불나게 했다!!!!!! 하지만 어쨌거나 일본애들이 인류를 위해 애쓰는 구나! 앞으로도 늬들이 고생 좀 해다오! 으하하하 으하하하 으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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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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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2007, Evangelion: 1.11 You are (Not)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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