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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론, 그 잔인한 일상의 부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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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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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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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14 오후 4:24:26 |
843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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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과 아바론을 보러갔다. 영화시작 한시간만에 녀석은 잠들었다. 피곤했나?
[아바론]은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잠시도 틈을 주지 않는 영화다. 우린 잠시도 틈을 보지지 말고 화면을 지켜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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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 근미래
언어 : 구어체는 폴란드어, 문어체는 (읽을 수 없는)일본어
주생활 : 가상전투를 구경하거나 가상전투에 참여한다.
식생활 : 인간은 개밥을 먹고 개는 현실 속의 음식(real food)를 먹는다.
의복 : 날씨가 공해때문인지 계속 흐린관계로 다들 바바로 코트나 레이어드 룩(옷을 여려겹 겹쳐입는 것)으로 돌아다닌다. 아... 퐁네프의 연인들에 나오는 두 거지를 떠올리면 딱일거다.
인터넷 : 요즘의 멀티미뎌를 사용한 페이지는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통신 초기 화면같은 곳에 십자로 마우스커서가 움직인다. 특이할 만한 점은 패스워드가 한 삼십자리쯤 된다는거다. 미래사회에서는 머리가 나쁜면 도태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화면이었다.
여주인공 : 지가 마치 [니키타]나 되는 듯이 또는 철권의 [니나]나... 뭐... T2의 [린다 해밀턴]이나... 거시기 누구냐.. 암튼.. 근육은 별로인 아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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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론]속에서.
초반 가상 전투씬이 끝나고, 아줌마 몸매의 여주인공 애쉬는 빤스와 런링차람으로 치과의 진료대같은곳에서 헬멧을 벗으며 일어난다.
그리고 너무나도 놀랍게도 지포라이터로 담배불을 붙인다. 지포라이터라니... 훗... 근미래로 설정된 그곳의 묘사한 화면들을 난 너무 놀라했다.
지포라이터, 스파크가 일어나는 후진 전차. 더러운 식당과 무너질 듯한 건물들..
근미래인 영화속의 그곳은 현실보다 낙후되있었다.
미래에대한 불안감인가? 잔인한 일상에 대한 표현인가?
아니면 어디에도 현실은 없다는 어린애같은 응석어린 투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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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 그녀는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한마리의 허쉬파피에 나오는 개를 키우며, 가상 전투게임 플레이어로 돈을 벌고 매일 같은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전차를 탄다.
그 미래 도시의 사람들은 움직임이 없다. 다들... 희망이 없는 모습으로 멍하니 앉아있을 뿐이다. 아니.. 그들은 마치 애쉬의 상상속의 인물들, 애쉬의 머릿속에서 나온 그래서 그녀를 압사시킬것도 같은 망령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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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는 그녀가 키우는 허쉬파피 멍멍이를 위해 개밥을 만든다. 양파, 감자 그리고 사과인지 배인지 구분이 안가는 과일, 양배추, 그리고 어디로 보나 소고기 등심인듯한 고기를 넣고 푹푹 삶아 스튜를 끓인다.
중탕으로 식힌뒤, 개밥그릇 가득 그 맛있는 스튜를 담아, 뒤돌아 본다.
하지만, 개는 없다.
현실의 음식은 개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그 real food는 개에겐 도리어 환상 속의 음식이었나 보다.
개는 머피처럼, 귀환한다. 그것은 미귀환이 아니다.
다시 돌아간 것이다. 환상은 이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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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게임 마스터)는 리얼클래스로 들어가려는 애쉬를 말리지 않는다. 그는 전지전능한 신의 수족의 옷차림으로... 로만칼라를 세우고 애쉬를 바라본다.
애쉬는 묻는다.
"당신도 전용선을 쓰는가?" - 이것은 당신도 이 환상같은 현실에 속해 있는가?
그는 대답한다.
"좋은 게임 마스터는 게임에 관여하지 않는 법이지" - 신은 인간의 생활에 끼어들 수 없는 법이잖나?
훗... 어쨌거나 내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인가? 다시 한번 오시이 마모루는 자아와 삶에 대해 고민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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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너의 필드야"
리얼클래스에서 3차원 그래픽으로 흩어져가던 머피는 이렇게 말한다.'
"이곳이 너의 필드야"
어느 쪽이 현실인지는 어느 쪽의 일상이 잔인한지 우린 알 수 없다. 다만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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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톤과 음악은 좋았다. 생소한 폴란드 어 때문에 감정이입에 애를 먹었지만, 머리를 굴리기엔 좋았다.
피곤한때 극장에 가는건 삼가하도록 해야겠다. 칠천원이나 내고 잘 순 없지 않은가?
솔직히 오시이 마모루는.... 애니매이션에 더 강하지 않은가란 생각 했다.
아바론을 보고... 나의 필드가 어디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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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론(2000, Ava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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