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뒤늦게 본 '우생순'. 300만이 넘었다는 보도기사때문도, 주위에서 재밌다는 말때문도 아니었는데. 말그대로 여차저차 여러가지가 안 맞아서, 이 영화만을 못 본것인데. 가장 입에 많이 올려지고 있는 영화지만, 그만큼 거품에 이끌려 본게 아니기에 이 영화에 많은 찬사와 좋은 말만을 올리고 싶은건 아닙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 '생활형 스포츠' 드라마적인 영화가 무슨 힘이 있길래, 날 이리도 자연스럽게 웃게 울게 만들었노?
1분 1초도 딴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난 마치 태릉에서 그 아줌마들 옆에서 잡일이나 도와주고 있는 사람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어깨넘어 직접 듣고 있는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다.
배우 김정은, 문소리, 김지영, 조은지를 보고 있는게 아니라 진짜 그들을 보고 있는것 같았어. 난 내 주위의 아는 사람, 그러니까 그 어떤 친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 거,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이런저런 얘기할 떄 진짜 감동먹으면서 들어주는 이야기.
임순례 감독의 능력인가?
아님 배우의 리얼생활형연기때문인가?
아님 국민이 다 아는 감동리얼스포츠스토리여서 그랬나?
이 세가지가 혼연일체로 잘 얽혔나보다. 안 그러면, 뭐 하나라도 흠 잡아야지하고 자연스레 생각났겠지. 이 영환, 세세함의 승리였다. 굵게 굵게, 큼직하게 큼직하게 나간게 아니라, 그들의 감정이든 그들의 운동연습모습이든 그들의 사건이든, 사사로운 부분에서 느낄수 있는 우리 한국사람만의 감정 있잖아요. 그런거에서~ 20대든 나이드신 아줌마분들이든 똑같이 웃고눈물나면서 즐긴거죠.
어디 우리나라선수만 힘들었으랴, 스포츠가 다 그런거지 하지만, 항상 말하듯이 우리나라에선 국대경기 끝나고 돌아가도 갈곳없는 핸드볼 팀, 비인기종목. 그리고, 이제는 집에서 후배들의 경기를 편하게 봐도 좋을때인데 그 아줌마들이 직접 코트에 나올수밖에 없는.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혔으니, 그 자체가 재밌고 감동적일 수밖에.
왜, 살면서 자기의 살아온 인생의 일들이 가장 극적이고 힘들고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고들 말씀하시잖아요? 바로 그런 것들의 한 단면을 보여준 '아줌마들의 억척센 올림픽 원정기'를 우린 본 것뿐이죠. 이 영환 거창한 수식어 필요 없어요, 그냥 내가 아는 그 누구처럼 고생스럽게 그 자리에 서신 우리 아줌마들의 얘기~ 근데 그게 생각보다 좀... 아니 많이 감동적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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