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등골이 서늘해졌다.
우리나라가 여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위험수준에 다달했다고한다.
국제사회에서 권고를 받을 정도라고 하니까.. 심각하기는 심각한거다.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었던 유영철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영화..
게다가 뉴스에서는 어린이 실종사건이니.. 부녀자 납치사건이 종종 보도되고
그러게 보도된 사건 거의 대부분이 실종자가 사체로 발견되는 21c의 한국
정말 그런 21C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 보기에는 너무나 무서운 영화이다.
피가 터지고 골수가 흐르는 미국산 공포영화보다
온몸의 관절이 꺾이고 새하얗게 질리고 눈의 흰자위를 사라진 사다코같은 악령이 나오는 일본산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된 영화 <추격자>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자백을 해도 뚜렷한 근거가 없어 잡아두지도 못하는 경찰에...
시대가 어느시대냐며 경찰이 아닌 엉뚱한 사람(김윤석)에게 맞아 멍투성이가 된 얼굴의 용의자(하정우)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왜 그런식으로 수사하나며 비웃는 검사에..
정말 소름끼칠것 같은 연쇄살인마의 모습을 보여준 하정우나
선악을 구분하기 어려운 추격자인 김윤석...
누가 나쁘다고 뚜렷이 말할 수 없는 영화지만
정말 21C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인 나는 이 영화가 너무 무서웠다.
영화가 종반을 향해 달려갈수록 상영관 안에서 나와 같은 여성들의 "어떡해~, 어떡해~"소리가 울려퍼질만큼..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뛰어나다..
말하면 입아픈 두 배우의 연기도 대단하고, 신인감독이라고 하기에는 연출이나 각본도 굉장한 수준이다.
장편영화를 끌고나가는 영화전반적인 긴장감또한 대단하고..... 하지만!
이 영화는 현대의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언제 범죄의 대상이 될지모르는 약자라는 이름의 여성에게는
잔혹하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섬뜩한 영화다.
한창 퍽치기 사건이 유행할 때 같은반 친구가 어느날 눈가에 시꺼먼 멍이 들어서 학교에 나온적이 있었다.
퍽치기를 당하고 가까스로 위험을 면했다고 하던데, 얼굴이 그렇게 멍이 들었어도
집에 혼자 있으면 자꾸 퍽치기를 당하던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학교에 나왔다했다.
영화를 보며... 그 친구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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