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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재밌는 영화] 패러디 이외의 것은 없었다. 재밌는 영화
mvgirl 2002-04-07 오후 11:35:41 895   [2]
한국 최초의 패러디 영화 <재밌는 영화>.
요즘 한국 영화, 장르도 기법도 다양해 지고 그 소재도 각양각색이다 했는데 이젠 패러디 영화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패러디 영화라…
패러디 영화라 함은 기존에 영화 중 흥행에 대성공을 거둔 영화들 중에서 인상 깊었던 중요장면들을 코믹하게 망가뜨리며 재미있는 상황으로 재 창조하여 관객에 재미를 주는 영화의 한 장르를 말한다. 주로 헐리웃 영화에선 레슬리 닐슨이 주연한 <총알탄 사나이>시리즈나 <롱풀리 어큐즈드>, 찰리 쉰이 주연한 <못 말리는 비행사>, <못 말리는 람보> 같은 영화, 최근엔 <무서운 영화>시리즈가 패러디 영화의 계보를 잇고 있고 홍콩에선 주성치가 주로 헐리웃 영화를 코믹하게 과장하여 자신의 영화에 잘 도용(?)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남의 나라 이야기일 것 같았던 패러디 영화가 한국에도 등장했다.
그것도 순 한국 토종영화들만을 패러디한 순 토종 패러디 영화를 말이다.
패러디 영화는 기존의 영화들을 많이 도용하여 응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쉽게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오히려 패러디 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우선 웬만큼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많이 있어야지만 패러디 영화를 만들 엄두를 낼 수 있다. 적어도 관객들이 패러디한 영화를 보았을 것을 가정을 하고 그 영화의 다른 응용으로 웃음을 이끌어 내기 때문에 감독이 의도한 웃음을 관객으로부터 유도하기 위해선 적어도 패러디 하는 영화들은 웬만큼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기존의 영화들의 멋진 장면을 삽입하면서도 코믹적인 상황으로의 반전을 생각하여야 할 뿐 아니라 전체적인 줄거리에도 거스름이 없도록 적재적소에 삽입하여 이야기를 전개해야 하기 때문에 패러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고민은 일반 영화를 창조하는 것보다 어쩜 더 고민스러운 부분이 많을 지도 모른다.
또한 어찌 어찌해서 그럴 듯한 영화를 만들어 관객에게 사랑을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재미만을 추구한 그저 그런 영화’ 라는 비평가들의 혹평은 감수해야 할 듯 해 보이므로 패러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고민은 이중 삼중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이 모든 역경(?)을 딛고 한국 최초의 패러디 영화 <재밌는 영화>가 탄생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만큼 우리영화가 한편의 패러디 영화를 만들 수 있을 만큼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많이 있었으며 패러디 영화가 등장할 수 있을 만큼 그 장르가 다양해 졌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패러디 영화의 등장은 한국영화의 양적 질적 발전을 의미하는 단적인 예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쉬리>에 근간을 두면서 <넘버 3>,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그리고 <엽기적인 그녀>를 절묘하게 섞어놓고 있다. 물론 줄거리는 그 원작들을 심하게 망가뜨리지만…
그리고 그 틀 안 군데군데에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한국영화들의 명 장면들이 등장한다.
(쉬리, 친구, 엽기적인 그녀, 주유소 습격사건, 넘버 3, 반칙왕,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비천무, 서태지 패러디,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비트, 초록물고기, 다찌마와 리, 서편제, 박하사탕
동감, 게임의 법칙 등)

간략한 이야기는 이러하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고 2002 한일 월드컵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자국의 세력 축소를 걱정하는 일본의 극우세력 천군파는 남북정상과 일본천황이 참석하는 서울회담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려는 의도로 무라까미를 침투시키지만 그들의 침투계획은 예상치 못한 사건의 발발로 의외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고 이를 막는 KP 요원 황보와 갑두의 활약으로 하나꼬와의 협공도 성공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솔직이 난 헐리우드의 패러디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주로 슬랩스틱 코미디의 경향을 띄는 패러디 영화는 기존의 영화를 망가뜨린다는 생각이 재 창조를 한다는 생각보다 강하게 들기 때문에 원작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본 나에게는 그다지 좋은 재창조로는 보이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헐리웃 코믹 패러디 영화들은 대부분 상직적인 때론 노골적 성적 코드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네 정서에 그다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토종 패러디 영화 <재밌는 영화>는 웬지 호기심이 갔다.
우리나라 최초의 토종 패러디라는 호기심과 코믹영화엔 일가견이 있는 김정은, 김수로, 김원희 등의 조연급 배우들의 주연으로의 입성 그리고 잠깐 잠깐 본 스틸화면으로 느껴지는 코믹함이 이 영화의 기대를 증폭시키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접한 <재밌는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뭐랄까 2% 부족하다는 느낌이랄까 ?

<재밌는 영화>의 헐리우드의 그것에 비해 줄거리 구조는 제법 탄탄하다는 생각이다.
<쉬리>의 한석규, 송강호 VS. 김윤진, 최민식의 남북 대치 구조를 김원희(황보), 서태화(갑두) VS. 김정은(하나꼬 또는 상미), 김수로(무라까미)의 한일 대치 구조로 절묘하게 응용한다. 여기에 상미를 짝사랑하는 것으로 갑두를 설정하면서 <반칙왕>의 타이거마스크가 절묘하게 끼워지고 황보와 상미의 첫 만남 장면에선 <엽기적인 그녀>의 유명한 지하철 씬이 등장한다. 또한 어설픈 무라까미 일당들은 최민식 일당들의 용의주도함과는 거리가 멀게 좌충우돌하게 되면서 <넘버 3>의 불사파가 자연스럽게 되어버린다.
따라서 영화의 줄거리는 자연스럽게 각각의 영화들의 패러디 형식으로 진행이 되고 군데군데 다른 영화들의 짜집기 또한 보기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감독은 여러 영화들을 짜집기를 했지만 어설픈 배끼기는 절대로 안 통한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짜집기를 해도 뭔가 줄거리의 흐름에 위배가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코믹함과 적절한 패러디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꽤 재미있게 짜집기가 잘 되었다는 느낌이다.
많이 고민하고 공도 많이 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줄거리나 내용뿐 만 아니라 영화 물량투입도 다른 창작 영화들에 전혀 손색이 없다.
패러디 영화에서 느껴 질만한 원작에 비해 떨어지는 듯한 물량투입은 이 영화에선 찾아 볼 수가 없다. 원작들의 느낌과는 다르지만 이 영화의 코믹함과 사실감을 살리기 위한 촬영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거리 총격씬은 쉬리 와는 느낌이 다르지만 영화의 묘미를 살리는 데 손색이 없다. 서울 회담장에서 열리는 공연장의 규모도 쉬리에 비해 스케일은 축소되었지만 영화의 내용에 적절하게 적용된다. 특히 라스트 씬인 스프링 쿨러의 물줄기를 맞으며 액션을 벌이는 두 배우 김수로와 서태화의 연출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연상시키지만 다른 촬영기법으로 원작과의 차별화를 기했다.

이렇듯 <재밌는 영화>는 꽤 잘 만들어진 토종 패러디 영화이다.
그런데 내가 2% 부족하다고 느낀 것은 뭐랄까 전체적으로 헐리웃 영화를 답습했다는 느낌이 지배적으로 들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기존에 보아왔던 헐리웃 패러디 영화는 그 영화의 근간에 원작이 되는 영화가 있고 그것에 다른 영화들을 절묘히 결합 또는 응용함으로써 원작과 결합되는 영화들을 연상케 하면서 관객에게 재미를 주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이런 류의 영화들은 관객으로부터 순간순간의 웃음을 유발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전체를 즐겁게 생각하기엔 좀 역부족인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그런 영화들은 미국에선 큰 성공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흥행에 성공을 거두질 못하였다.
<재밌는 영화>에도 같은 것이 적용될 것 같다.
각각의 영화를 패러디 한 부분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주는 영화적 재미는 분명히 존재한다. 군데 군데의 장면에선 정말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창조적(?)인 패러디를 해서 관객에게 감탄을 선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영화의 전체적 줄거리는 무리가 없이 전개되지만 그 전체적 줄거리가 재미있다기 보단 중간중간의 상황이 재미있다.
순간순간 패러디되는 장면들이 주는 재미에 집중을 하다 보니 감독 스스로 창조적인 코믹상황을 만드는 데 주저 했던 것처럼 보이고, 스스로도 충분히 코믹한 상황을 조장할 수도 만들 수 있는 재능을 지닌 주연 배우들의 능력이 있는데도 오히려 주연배우의 코믹적 능력을 살리지 못한 캐릭터를 창출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느낌이 더 든다.

여하튼 한국 최초의 코믹 패러디 영화 <재밌는 영화>는 이제 개봉을 앞두고 있다.
내가 재미있게 보았던 재미없게 보았던 이 영화는 조만간 대중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고 지금 현재 대중의 관심에 집중되어있다.
일반 관객이 내가 느낀 아쉬움을 영화를 보고 중요하게 생각할지, 완성도 있는 패러디 영화에 대해 환호를 보낼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영화는 대중이 즐길만한 흥행코드를 갖고 있다.
그것이 대중에게 어떻게 심판 받게 될지는 이제 곧 알 수 있다.

무비걸
www.on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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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e65
대중에게 어떻게 심판 받게 될지는 이제 곧 알 수 있다.   
2010-08-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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