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인지 나도 모르게 영화를 선택할때 사전 정보나 남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독특한 버릇이 생겨 버렸다. 유난히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비슷한 습관이나 버릇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지향하고 싶은 습관으로 남겨두고 싶다.
어떤 영화이든 직접보고 눈과 마음으로 느껴야 봐야 비로써 나에게 좋았던 영화인지 그냥
기억속에서 쉽게 잊혀질 영화인지를 알게 될테니까 ... 남들의 말도 분명 중요하기도 하고
귀담아두는 편이 이로울때가 많다. 하지만 영화 만큼은 남이야 어떻든 본인이 선택하고
당사자가 결론을 내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생각이라 믿고 있다.
영화 추격자는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범인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 차릴수있다.
마치 영화 괴물처럼 시작과 동시에 괴물의 실체를 보여주며 여타 영화들에서 중반을 달릴때
까지 전혀 알수없었던 정석이란 것을 탈피한 과감함으로 승부수를 띄운다.액션 영화나 드라마도
아닌 스릴러라는 쟝르에서 그같은 시도는 어찌보면 모험에 가까운 관객에 대한 도전일지 모른다.
얼마나 자신감이 있었기에 감독은 그런 무서운 무기를 꺼내든 것일까?
내심 호기심과 배짱 두둑한 감독의 의도가 궁금해 졌다. 어찌보면 지금까지 관객들이 많이 접해
보지 않았던 상황이라 허무함과 스토리의 느슨함을 많이 느낄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안도감으로 바뀌었고 색다른 재미와 묘미까지
맛볼수있게 되었다. 범인이 누구인지 아는 동시에 긴장감과 흥미를 유발시키는 사건들의 전개
쫓고 쫓기는 배우들의 심리 묘사는 지켜 보는 나까지 숨가쁘게 만들었다. 그리고 숨가쁜 숨을
고르도록 감독은 잔잔한 웃음까지 곁들여 놓는 자상함까지 잊지 않았다.
창피한 일이지만 추격자를 보기전까지 나홍진 감독이 누구인지 그전에 어떤 영화를 만들었는지
전혀 몰랐다. 영화를 보고 나서야 누구인지 의문이 생겼고 과거 어떤 영화를 만들었는지 뒤늦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흔히 말하는 단편 영화 달랑 2편이 전부인 내세울것 없는 경력이지만 왠지
무한한 가능성을 느낄수있고 앞으로 그의 영화를 또 볼수도 있다는 것에 기쁨이 앞섯다.
비슷한 쟝르 흡사한 영화들이 물밀듯이 넘치지만 스토리 탄탄하고 흡입력 강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또다른 탄생은 혼자만의 기쁨이 아닌 영화를 좋아하는 모든 관객들의 기쁨일지 모른다.
그외에도 현재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경찰과 검찰의 불협화음도 감독은 은근히 빗대어 꾸짖는
것도 선수급인듯 하다. 살인자 보다 더 질나쁜 전직 형사이자 출장 안마소 사장 중호 ~
경찰과 검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경찰서를 나오며 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영민 ~
희대의 살인마를 잡은건 영화의 카피처럼 경찰도 검찰도 아닌 전직 경찰이였고 현재는 인간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쓰레기같은 존재 중호였다.매스컴의 눈치나 살피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권력의 핵심이자 민중을 보살펴야 하는 그들 ... 과연 우리들의 귀한 목숨은 그들이 아닌 우리들
스스로가 지켜가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하정우는 이미 영화와 드라마에서 어느 정도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연기 변신과 더블어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낸 모습을 확연히 느낄수 있었지만 왠지 추격자의 일등공신 김윤석의 선굵은
연기에 조금은 외소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만큼 두배우의 혼신의 연기와 대결 구도는 새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의 지각 변동까지 예상케했고 신선함을 불러 모으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어 보였다. 배우 김윤석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있다면 어느 영화에서나 비슷한 억양의 대사
톤이 사투리때문 인지는 모르지만 아쉬움으로 남는다.영화 추격자는 절대 반전이 있는 영화도
아니고 뻔히 범인이 누구인지 알지만 2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 절대 지루하거나 자세의 흐트러
짐을 느낄수 조차 없었던 참 근사한 영화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요즘 나왔던 어떤
스릴러 보다 흥미진진하고 짜임세가 있었던 국내에서 보기 드믄 추천하고 싶은 범죄 스릴러
영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