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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피에르 쥬네와 마크 카로, 에잇!!이런 쎈쓰쟁이들!! 델리카트슨 사람들
fxflight 2008-02-19 오전 2:01:53 2236   [5]

오늘 사람마다 모두 죽어나간다. 이것은 이조시대 함흥차사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평화로운 마을 상을 타기 위해 오는 사람마다 족족 죽여버리는 뜨거운 녀석들의 얘기도 아니다. 이 사람들은 오는 사람들을 모두 먹어치워버린다. 지구탐험대의 아프리카 오지 식인종 마을 얘기냐고? 하하, 천만에 말씀. 이것은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 델리카드슨의 얘기다.

프랑스 대표 감독 중 한 명인 장 피에르 쥬네의 작품 델리카트슨의 사람들은 그냥 사람들이 아니다. 사람을 보고 돈이라고 말하는, 먹을 것이 곧 돈이라는 이런 이상한 사람들의 얘기인 것이다.


차갑게 칼이 갈리고 있다, 덩치 좋은 푸줏간 주인의 손에 들린채. 온 몸에 핏자국으로 얼룩진 앞치마에 대비되어 그 칼은 이제 막 어떤 과업을 실행하기 전의 그것마냥 너무나도 공포스러울만큼 빛나고 있다. 그 소리는 배수관을 통해 한 남자의 귀에 안착한다. 온 몸에 쓰레기를 테이핑한 남자. 쓰레기 처리차가 도착하자 몰래 쓰레기통에 숨어든다. 탈출을 시도하던 그가 쓰레기통 뚜껑을 열어보았을때, 그는 역시나 마을의 일용한 양식거리가 되고 만다.


영화는 그렇게 내 숨통을 조이면서 시작하지만, 곧바로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을사람들의 경쾌한 대화들로 긴장감을 다시 늘어뜨린다. 다음으로 마을에 도착한 사람은 일자리를 찾아서 온 전직 예술가와 그를 보고 ‘이제 살았다’라고 말하는 마을 사람들. 이건 뭔가 이상해도 단단히 이상한 시츄에이션이다.

\그렇다. 이 마을의 사람들은 이방인을 죽여 인육으로 고기배를 채우는 식인마을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단지 인육을 먹는다는 이유 외에도 곳곳에서 부조리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담배를 피워대며 여인의 속옷을 훔쳐대는 7살 배기 어린 형제, 욕조속에서 계속 자살을 시도하는 여인, 인간 고기를 댓가로 몸을 파는 여인, 지하독방 속에서 달팽이와 개구리만을 주식으로 먹으며 살아가는 인간, 그리고 인간백정짓을 하며 마을에서 위세를 떨치는 푸줏간 주인 등. 장 피에르 쥬네는 이런 마을 사람들의 부조리한 모습을 프랑스 사회와 은근히 엮어 나갈려고 시도한다. 시대가 너무나도 힘들어 먹고 살 일거리가 없어 사람들의 식량이 없다거나, 도시에서는 제비뽑기로 인육을 충당한다거나, 애시당초 주인공이 델리카트슨에 오게 된 이유도 변변한 일거리하나 구하기 힘들어 오지마을로 찾아들게 되는 설정 자체가 그런 상황에 대한 비판의식이 담겨있다는 것 아닐까.

또한 영화의 배경색 자체를 어둡고 침침하게 설정함으로서 어두운 사회상의 반영 혹은 정적인 느낌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쥬네는 주인공과 음악을 통하여 그것을 조용히 타파하고자 한다. 조용히 들려오는 적절한 재즈와 6~70년대 프랑스의 유람선에서나 들려올법한 악기의 연주는 극찬에 마지 않고, 사람들의 음모도 모른채 계속 델리카트슨의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는 뤼종의 모습에서는 암울하고 삭막하기만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델리카트슨의 사람들>은 쥬네와 카로의 연출력과 위트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뿜어져 나오는 영화다.

우체부와 쓰레기 청소부, 희생자가 되는 외부인을 제외하곤 이 마을의 사람들은 모두 푸줏간의 건물 내에 살며, ‘지상인’으로 불린다. 그들은 각자의 방에서 자주 나오지 않지만 배수관을 통해서 서로를 듣고 영향을 준다. 영화에 있어 이 배수관은 여러 사건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는데 쥬네는 이것을 너무나도 잘 캐치해낸다. 또한 낙후된 시설을 이용한 그의 재치는 자살을 시도하는 여인의 모습마저 웃음으로 바꿔버리는 힘을 보여준다. 또한 갈등의 최고조인 뤼종과 클라베의 결투 장면에서마저 티비를 보기 위해 안테나 조정을 소리치는 뚱녀의 그것과 연결시켜버리니, 웃음짓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영화에서 또하나의 주목할 만한 점은 ‘지상인’과 ‘지하인’의 대립구도이다. 어짜피 해가들지 않는 델리카트슨이지만, 그 사람들은 지상에서의 그나마 나은 삶을 즐기며, 고기를 찾아 살인을 한다. 하지만 지하인들은 햇볓도 보지 못한채 지상인들이 취급하지도 않는 옥수수를 주식으로 숨어지내는 마치 부유층과 혁명 시민들의 대립, 그것에 앞서 항상 두꺼운 안경을 쓰고 다니던 쥴리가 드디어 지하인들을 부른 후 안경을 벗고 렌즈를 껴는 모습은 안경을 통해서 보던 세상을 드디어 벗어버리고 혁명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한 것이라 생각한다(물론, 렌즈나 안경이나 어떤 것을 통해서 본다는 것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대표성이란 것이 있지 않은가). 결국 맞닥뜨린 지상인과 지하인의 그것은 프랑스의 시민혁명을 연상하게 해준다.


이 영화, <델리카트슨의 사람들>은 눈과 귀를 어루만질 줄 아는, 거기에 웃음까지 더해주는 영화다. 마지막 장면과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 관객을 배려할 줄 아는 영화, <델리카트슨의 사람들>이었다.

 

에이!!마크 카로, 쟝-피에르 쥬네, 이런 쎈쓰쟁이들!!

 


(총 0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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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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