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얼하다...
괜히 속이 미식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영화 나올땐 봐야지! 하진 않았다. 그냥 그랬다.
하정우를 영화배우로서 굉장히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가 선택하는 작품은 항상 뭔가 흥행성보다는
작품성을 따라가듯 해서 믿는 구석이 있기는 한가보다 했지만.
너무 영화 홍보을 안해주시니 존재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그런데 역시나 영화 개봉 후 첫주부터 언론이 시끄러웠다.
역시 홍보는 언론 플레이가 아니라 입소문이 진짜라는 걸 보여주듯.
영화 전문 이동진 기자도 그러더라.
2007년도 충무로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시나리오가 돌아다니니.
그 이름. 세븐데이즈와. 추격자라고.
두 영화 생각해보면 공통점이 있더라.
일단 한국에서 티켓파워로 승부하는 특A급 배우는 지나쳐갔고.
영화 홍보에 있어서도 그다지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진 않았고.
영화 개봉 첫주 예매율은 1위를 달리지 못했다는것.
그래도 지금 100만 돌파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으니-후훗.
영화를 보면서 느낀건.
'어랏. 이제 어떡할려고?-'
이말인즉. 영화를 보면서. 충분히 감춰줘야 할것 같은 부분들이.
너무나 쉽게 들춰져 버리고. 영화의 러닝타임은 아직도 남았고.
계속해서 긴장감은 늦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누가 추격을 당하고 추격을 하는지는.
이미 영화 보기 전에 알아버렸으니까 일단 하나.
그리고 추격을 하자마자 이녀석 힘도 못쓰고... 이점에서 또 하나.
더 얘기하면 스포일러니까 그만~
하여튼. 영화 호흡은 계속 쥐락펴락 하는 감독의 손에 의해.
관객들은 웃다가, 놀랬다가, 눈을 질끔 감았다가를 반복한다.
물론 시나리오구성.속도감있는 편집.에 있어서도 굿.
작은 샷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적소에 배치했다는 것.
그런데. 그보다도. 둘의 연기는 참.
특히 하정우님.순간순간 바뀌는 표정과 눈빛이-
'죽였다구요-'를 말하던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 앞뒤로 앉아계시던 아주머니들이. 자꾸.
'어머어머- 저거 어떡해' 하시는 걸 보아하니.
이분 이 이미지 꽤나 심각하게 따라다니지 않을까 걱정까지 되면서.
살기어린 눈빛과 뭔가 나사하나쯤 빠져보이는 말투.행동.
정말. 무섭더라-
그리고 타짜에서 아귀로 포스 작렬하셨던.김윤석님.
아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왠지 송강호의 뒤를 잇는 또하나의 국민배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살짝의 설렘도 느낄 수 있었다.
강한듯, 차갑지 않은 느낌이랄까?!
사실 이런 캐릭터들이 그닥 흔치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항상 연쇄살인을 일삼는 살인마는 정신이
살짝 휘청하고 불안해 보인다. 그다지 살인에 대한 죄책감도 없다.
지금 스치는 인물은 박수칠때 떠나라의 신하균?
그런데도 그때보다 극적 긴장과 동요감은 배다.
살짝 캐릭터가 겹치긴 하지만. 뭔가 살기는 하정우쪽이 더-
특히 그 욕실에서의 장면은 일순간 변하는 표정이며 손동작이..
아직도 끔찍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김윤석의 캐릭터는.
전직 비리 형사. 사연이 있든 어쨌든. 영화에서 형사는.
아주 정직하거나. 엄청 껄렁하거나.
물론 이분은 후자에 해당된다. 그런데 또 송강호가 스치기도 하지만
그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아무튼 이분 연기 진하시다.
그리고 차갑지 않다.
중간중간. 불필요한 감정을 소모하지 않게.
고이고이 폭발하지 않게 간직해두었다가.
마지막에 그 모든게 한번에
터지도록 힘조절을 잘 한 듯 하다.
빗소리에 묻힌 울음, 잔혹한 살인마의 표정등..
마지막에 최고조로 이끌었던 흡입력과 감정 폭발 덕분에.
지금 얼얼하고. 피비릿내가 느껴진다.
감독은 굉장히 노력파라고 한다.
봉준호처럼 천재적이지도 않고 박찬욱처럼 재멋대로도 아니다.
이 영화로 입봉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공을 드렸다고 한다.
다음영화는 한 5년쯤 뒤로 예상한다고 하니.
사실 편집과 연기가 없었다면, 어쩌면, 튀는 설정도 아니고.
흥행 배우 파워도 없었기때문에. 자칫 묻힐 수도 있었을텐데.
노력이 빛을 보긴 하는구낭.//대단.
아무튼. 지금. 영화보고나서.
간만에 재밌는 영화를 봤다는 성취감과.함께.
밥시간이 지나가고 있지만 밥을 입에도 못대고 있음으로.
내 다이어트에까지 지대한 공로를 쌓아주심이. 감사할따름이다-
그리고 이런 내용과는 상관없이.
재벌 자식들은 자신의 부와 명예보다 일탈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다는 공식이 있듯.
왜 철없는 부모 밑엔 부모보다 철있고 똘똘한 아이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살짝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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