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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공각기동대] 애니메이션을 통한 암울한 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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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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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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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14 오후 11:2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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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고백을 한다면 나에게 영화에 대한 몇 가지 편식이 있다. 그 중 한가지가 애니메이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헐리웃의 애니메이션이던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던 실사로 촬영 되지 않은 영화는 내 자신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 애니메이션이 아무리 세계적으로 흥행을 하였고 관객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매니아 층을 형성할 정도로 화제작이라 하더라도 난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애니메이션에 무덤덤하다. 작년에 크게 흥행에 성공을 하였던 <슈렉>이나 그 외 기타 등등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나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들도 ‘재미있군’ 정도였지 정말로 재미가 있어서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다’ 그 정도의 말을 할 정도는 아니었던 듯싶다.
그런 내가 지난 주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물론 난 이 영화를 기대하지 않았다. 다른 애니메이션들이나 마찬가지로 나에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 대한 많은 입 소문을 들어서일까 ? “어떤 영화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하고 추앙하는지 한번 보고 확인해 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았다. 호기심으로…
시놉시스. 때는 기업 네트워크가 지구를 뒤덮은 서기 2029년의 가까운 미래의 정보사회. 기술의 발달로 인간과 구별이 안 될 정도의 정교한 사이보그가 인간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사이보그는 ‘의체’라 불리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간모양의 바디(엄밀히 말하면 기계라고 할 수도 있다.)와 ‘고스트’라 불리는 일종의 ‘기억 프로그램’의 이 두 요소에 의해 존재된다. 네트워크의 발달과 그것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짐에 따라 네트워크 상의 범죄는 가장 심각한 범죄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자두뇌(전뇌) 네트워크에 침입만하면 주가조작, 정보 수집, 정치 공작, 테러, 전뇌 윤리 침해등의 각종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인형사’라 불리는 해커가 불특정 다수의 인간의 ‘고스트’를 해킹하여 의지와 기억을 조작하는 수법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걸 알게 된다. 일본 정부 안에는 있는 공안 6과와 공안 9과라는 두 개의 특수부서. 공안 6과는 외교분쟁을 담당하고 공안 9과는 전뇌와 네트워크 관련 범죄를 처리한다. 공각기동대는 9과 소속이다. 공각기동대의 행동대장 구사나기 소령과 부대장 버트 소령은 인형사를 뒤쫓다 그가 공안 6과에서 외교공작을 목적으로 만들어낸 특수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2501’임을 알게 된다. 2501이란 프로그램이 너무도 정밀하게 만들어져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르자 부리나케 프로그램을 회수하려하지만, 2501은 자신이 독립적인 “하나의 생명체”로 커져버린 상태여서 그 회수가 불가능해 보인다. 이에 공안 6과를 수사하던 공안 9과는 2501 프로그램을 소멸시키기 위해 ‘공각기동대’의 행동대장 쿠사나키 소령은 ‘인형사’와 일대 격전을 벌이는데….
제목의 의미 <GHOST IN THE SHELL> GHOST는 글자 그대로 영혼, 인간의 정신을 의미하고 SHELL 또한 말 그대로 껍질 또는 외피, 즉 인간의 육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기계로 만들어진 의체를 말한다. 이 말은 곧 공각기동대의 핵심인물 쿠사나기 소령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녀가 애초부터 사이보그인지, 아니면 인간이었는데 영생을 얻기 위해 기계 몸을 선택하고 정신만 이전의 기억이 프로그램 된 반신반인의 사이보그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블레이드 러너> 속의 ‘레플리컨트’가 느껴짐은 나만의 생각일지…
<블레이드 러너> vs. <공각기동대> vs. <매트릭스> 블레이드 러너가 일반에 공개된건 1979년. 따라서 블레이드 러너 속의 ‘레플리컨트’가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의 모델이 되었다는 건 자명하다. 실제로 오시이 마모루는 <블레이드 러너>로부터의 영향을 인정하였다고 한다. <블레이드 러너>가 배경으로 하는 때는 2019년의 로스엔젤레스, <공각기동대>의 배경이 되는 때는 2029년의 일본.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겠지만 <블레이드 러너>는 영화 속 곳곳에 일본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는 블레이드 러너의 인간성 감성을 지닌 사이보그에서 모티브를 받아 인간 정체성의 혼란을 다루고 있다. 즉, 영혼만을 남기고 기계로 만들어진 쿠사나기와 사이버 세계에서 육체없는 영혼으로 만들어진 ‘인형사’의 대립을 모든 것이 네트워크화 되어가는 정보 사회 속에서의 인간의 존재의 의미를 제기 한다. 기술이 너무 발달해서 기계를 통제할 수 없는 세상에서 인간은 과연 자신의 정체성을 고수할 수 있을지, 기술의 발전은 과연 어디까지 진행되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말 이런 상태로 기계의 발달이 가속화 된다면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 기계가 정말로 만들어 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이런 공각기동대의 네트워크 상의 기술발달과 정신과 분리된 사이보그의 이미지는 영화 <매트릭스>(1997)에서 가상현실과 무한한 상상력으로 맥을 잊는다. 매트릭스에서 네오를 포함한 모피스 일당이 가상세계라 일컬어지는 매트릭스를 넘나들 때 보여지는 모습이라든지 기계와의 사투를 통해서 기계와 투쟁하는 좀더 인간 같은 업그레이드 된 ‘공각기동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대단하다’ 라는 감탄이 나왔다. 어떻게 저런 철학적인 사고와 상상력이 가득한 공상과학 애니메이션이 만들어 질 수 있는지, 과연 일본 애니메이터들의 헐리웃과는 다른 동양적 상상력은 어디까지 이고 얼마나 다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가볍게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했었던 나로선 이 영화는 가히 충격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헐리웃 애니메이션이나 TV에서 보았던 일본계 애니메이션들이 동심세계나 꿈의 세계를 다룬 예쁜 캐릭터의 원색적인 애니메이션들과는 확연히 다른 영화 <공각기동대>. 다소 심오한 심오한 철학과 SF 적 상상력 때문에 어렵다거나 재미없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절로 터져 나오는 ‘대단하다’는 감탄은 누구나 공감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재패니메이션에 익숙지 않은 나로선 굉장히 생소한 느낌의 신선한 느낌의 애니메이션이 공각기동대였다.
그리고 한가지 더. 영화를 보면서 일본 애니메이션과 헐리웃 실사영화들과 묘한 비교가 되는 것을 느낀다. 꿈의 공장 헐리웃. 사람들은 헐리웃에서 만들지 못할 영화는 없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실제로 우리가 상상만 하던 미래의 세계, 초능력의 세계 등, SF의 세상을 실제 화면에 멋지게 진짜인 것처럼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일본은 애니메이션에서, 애니메이션으로 헐리웃에서 하는 모든 것을 표현한다는 생각을 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일본은 만화의 천국이고 애니메이션의 왕국이다. 만화영화가, 애니메이션이 실사 영화보다 더한 사랑을 받는 나라 일본. 그들의 만화에 대한 사랑은 만화영화의 다양한 장르를 가져왔고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가지고 왔다.
어쩜 미국의 SF 영화들은 특히 오시이 마모루의 형이상학적인 애니메이션에 다양한 소재의 재패니메이션에 집중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곤 그곳에서 받은 모티브들을 실사 영화에 적용, 매트릭스처럼 세계적으로 화제를 몰고 올 실사 영화를 들고 다시 우리에게 찾아 올지도 모른다.
미국은 무한한 상상력을 영화를 통해서 발산하여 영화 산업을 발전시키고 일본은 재패니메이션을 통해 그들만의 무한한 상상력을 창조적으로 형상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우리의 영화계의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국 영화가 헐리웃 영화를 누르고 박스 오피스를 선점하고 있다고 좋아들 하고는 있지만 헐리웃과 차별화된 우리 나름대로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우리가 모두 공감하고 열광할 수 있는 진정한 장르가 과연 있느냐를 생각해 볼 때 그건 아직까지는 미흡하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이 생각이다. 이런 일본 재패니메이션들의 발전을 보면서 우리도 헐리웃에서도 군침 흘릴법한 소재화 영화로 헐리웃의 공세를 확실히 물리쳤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 이 영화를 보면서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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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1995, Ghost in the S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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