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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극이 아닌 풍자극
고스포드 파크
themovier
2002-04-15 오전 1:36:37
1191
[
3
]
저번 주 목요일에 '스카라'극장에서 열린 '고스포드 파크'시사회에 다녀
왔습니다. 원래 예정에 없었던 것인데 친구놈이 갑자기 전화해서는 표를
줬네요...덕분에 잘봤다~^^
영화 '고스포드 파크'는 '숏 컷', '플레이어'를 만든 거장 '로버트 알트
먼'이 감독한 최신작입니다. 긴 상영시간에 다양한 인간군상을 어떤 상
황에 몰아넣고 작은 사회를 표현하는 것을 즐기는 이 감독이 평소 헐리
우드에 굉장한 반감이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유명한데요, 그것 때문인
지 이번 영화에서 미국배우를 두 명 밖에 기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많
은 배우중에 단 두명....9.11 뉴욕테러는 헐리우드 때문에 일어났다고
독설을 퍼부었죠...) 미국 배우 중 한 명이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하다
고 할 수 있는 '라이언 필러피'('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패스워드'
등)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조금씩 얼굴이 알려진 영국배우들이 차지하
고 있죠.
'고스포드 파크'가 만들어진다는 소리를 들은 후 부터 올해 아카데미를
비롯한 각종 시상식을 탔을 때까지 정말 너무너무 기대했습니다. 특히
추리 영화라는 간판을 달고 나왔기 때문에 더 기대가 컸던거 같네요. 요
즘 스릴러는 많지만 본격 추리 영화는 거의 사장되었다시피 하니까요.
그래서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직접 보고나니 기대와는 너무 틀
려 내심 실망했습니다. 추리 영화라는 외피만 두르고 있을뿐 기존의 '알
트먼'류의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살인사건 안에서 보이는 인간군상에 촛
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머리싸움이나 기발한 트릭을 이용한 걸작 추리
영화의 부활을 기대하고 갔던 사람 중 한 사람으로써 기대와는 너무 틀
렸기 때문이죠...역시 '알트먼'성향이 어디가나...
실망했다 하지만 결코 못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없는게 이 '고스포드 파
크'입니다. 추리영화는 아니지만 다른쪽으로 머리아프게 하는 영화가 이
영화고요.
앞에서 말씀대로 이 영화는 살인사건 속에서 보이는 다양한 인물들의 재
치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귀족과 하인으로 신분이 갈려있는 1930년대
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계급에 대한 비판도 더불어 히고 있죠. 계급이
높은 귀족들은 대부분 의존적이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지만 허울에는 굉
장히 신경쓰는 사람들(옷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정말)로 설정을
해놓고, 주인의 신분에 따라 계급이 정해지는 하인들은 귀족과 비교하
여 월등히 사람다우며 훨씬 자립심있으며 인간적인 고민을 하게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두 부류의 사람들에 각각의 성격을 부여해서 서로
얽히고 설킨 재치있고 복잡한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추리 영화 못지
않게 머리 아프다고 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인데요, 사람들의 이름과 성
격이 다 설정되어 있어 전체 등장인물을 파악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리고
(몇몇은 끝까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겠더군요..) 이제 파악이 좀 되겠
다 싶으니까 살인사건이 일어나 인물들의 성격, 더 깊은 곳으로 극을 이
끌어 가더군요.
이 인물들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건 역시 대사인데요, 캐릭터마다 제각각
개성있고 재치있게 대사들 쥐어주어서 성공적으로 인물표현이 되어있습
니다. 그리고 그 대사들이 나오는 상황 또한 정교해서 거미줄같은 작은
사회를 만들어냈습니다.
보면서 '로버트 알트먼'이 대단하다고 느꼈는데요, 어떻게 이 많은 재료
들을 구성있게 잘 배열해놨을까하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인 '무사'
가 9명의 주인공을 내세워서 감정이입이 안된다고 욕을 얻어먹었는데 반
해 '무사'에 비해 20분가량 짧은데도 불구하고 각종 호평을 이끌어낸
이 '고스포드 파크'를 만들었다니....개인적 기대와 영화적 재미를 떠나
서 이 영화가 잘 만든 영화라고 동의 안할 수가 없네요..
솔직히 이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추리 영화라고 홍보해놨지
만 그 부분은 '알트먼'의 작은 사회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 절대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죠.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감독 기존의 영화와 계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사회를 다룬 요소를 좋
아하시는 분들이나 '알트먼'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아주 좋아하실듯 싶
습니다.
P.S 한가지 확실할 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은 이 여화는 두번 봤을때 더
빛을 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많은 캐릭터들과 복잡한 구성을
여유롭게 파악한다면 좀 더 많은 것이 보일 것 같아서요....(하여간 영
화 끝날때까지 캐릭터를 파악하는데만 시간이 다가더군요.^^)
(총
0명
참여)
jhee65
"알트먼"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아주 좋아하실듯 싶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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