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영화 '투모로우'를 보고 크게 감명받고 인상이 깊었던
나에겐 영화 '10,000BC' 눈에 안들어 올수 없다.
인간과 동물 모두 야성의 본능이 살아 있고 거대한 맘모스가 지축을 흔들며
땅위에서 공존했던 시대 '10,000BC'. 산에 사는 작은 부족의 젊은 청년 들레이
(스티븐 스트레이트)는 아름답고 청초한 에볼릿(카미라 붐)을 사랑한다. 하지만
낯선 무시무시한 전사들이 부족을 급습하고 에볼릿을 납치해가자 들레이는
살아님은 부족들과 함께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세상 끝으로의 힘든 여정을
시작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기원전 만년은 어땠을까?' 생각이 머리속에 자꾸 떠오른다.기
원전 만년이라는데 찾아보니 빙하기 바로전 홍적세란다. 그 시대를 나타내주는
건 오로지 간혹 등장하는 3가지 동물뿐이다. 그걸 빼고는 그냥 현재 어느 지역
이라고 해도 그다지 무리가 안가는 설정이다. 일종의 역사의 포장을 둘러쓰고
있다곤 하나 전혀 원시인 같지 않은 아주 준수한 어느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백인이, 전혀 원시인 같지 않은 흑인부족들의 구세주로 등극, 전혀 원시인 같
지 않은 고운 피부에 흙 몇 개 덕지덕지 붙여놓은 아름다운 여인이 끼어 '저
시대에도 저런 미인이 있었단 말이나?' 인가 하는 아이러나한 생각도 들게 한
다. 하긴 허구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기원전 만년전 사람이 피부가 곱든, 아
주 유창하게 영어를 사용하든, 건물 짓는데 기중기 비슷한 것을 사용하든 무슨
상관이겠냐 만은 해도 해도 너무한단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를 적셔온
다. 배경도 사막, 초원이 전부다고 밀림 같은건 없다. 사막과 초원에서 기원전
10,000년 사람들은 자급자족이 다 되었던 모양이다. 이처럼 관객으로 하여금
아이러니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는 많치 않을 것 이다. 이러한 구성요소들
이 만들어낸 '10,000BC' 제대로된 킬리타임용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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